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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국회의원 보도자료

    심상정 대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 연설문

    • 보도일
      2020. 9. 15.
    • 구분
      정당
    • 기관명
      정의당
재난의 시대, 대전환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을 추진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박병석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정세균 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정의당 대표 심상정입니다.

지난 1월 20일, 코로나 첫 감염자가 발생 된 이후 8개월 지났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암울한 고통의 터널을 함께 견뎌오신 국민 여러분께 온 마음을 다해 위로와 응원의 말씀을 올립니다.

그동안 K-방역은 성공적이었습니다. 방역 당국은 강력했고 전문가와 의료진은 유능하고 헌신적이었으며, 국민의 인내와 절제는 눈물겨웠습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의 K-방역은 세계의 모범이 되었고 그에 따라 거시경제지표도 선방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재확산 두 달째, 시민들의 일상과 미래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 달만 더 버티면, 한고비만 더 넘으면 되겠지 생각했던 시민들은 지쳐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에 누적되어온 불평등의 계곡이 더욱 깊이 파이고 있습니다. 영세 상공인, 자영업자, 실업과 고용불안에 내몰린 노동자들의 삶은 말 그대로 백척간두에 서 있습니다.

존경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재난이 약자들에게 더 가혹하지 않도록 하겠다던 대통령과 정치인들의 약속은 허공의 메아리로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지난주 이스타항공 노동자 605명이 정리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번에 해고된 분들은 임금삭감과 체불임금 반납 등 갖은 고통을 감내하면서 코로나 위기로부터 회사를 살리려고 애써온 사람들입니다.

그렇지만 기업과 정부와 여당 그 누구에게서도 대량해고를 막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불법증여 의혹에 휩싸인 16살 골프선수가 기간산업인 항공사 대주주가 되었는데, 정부는 정녕 책임이 없습니까? 212억 자산가가 5억 고용보험료를 떼먹어 고용안정기금조차 못 받고 있는데, 이런 악덕 기업주에게 금배지 달아 준 집권 여당이 이렇게 나 몰라라 하고 있으면 됩니까? 정부와 여당의 책임 있는 해법을 기다리겠습니다.    

그동안 방역은 전문가들이 잘해왔습니다만, 문제는 민생입니다. 방역만 강제되었지 민생대책은 임시방편적이었습니다. 정치권의 직무유기입니다. 언제까지 선별, 보편 논쟁만 지루하게 반복하고 있을 것입니까?

이제, 시민들이 재난시대를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예측 가능한 대책 마련을 위해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코로나 시대, 기후위기 시대 입니다.  코로나19 백신도 시간이 걸리지만, 그 후에도 더 자주 더 강한 제2, 제3의 팬데믹을 맞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적어도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도래하지 않을 것입니다.

게다가 기후위기로 인한 복합재난이 공포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폭우를 동반한 최장의 장마와 연이은 태풍, 녹아내린 빙하와 생태계 파괴, 세계 곳곳의 이상기온과 산불 등은 기후멸종위기의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한 징후들입니다. 모두 지구의 면역체계 붕괴로부터 비롯된 현상입니다.

우리나라는 당장 코로나 위기 극복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세계의 많은 나라들은 기후위기를 더 큰 위협으로 인식하고 대전환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위대한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이 살아있다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21세기를 아마도 ‘재난의 시대’로 명명하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재난의 시대’를 살아가려면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합니다. 코로나 전쟁에서 진정 승리하는 길은 확산과 억제가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방역과 생활의 균형을 갖춰가는 새로운 사회체제를 확립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후위기 극복이야말로 탈탄소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정부가 비상계획을 동원해서 총력체제로 임해야 할 과제입니다.

코로나 전쟁은 단기속결전이 아니라 장기지구전이 될 것입니다. 장기지구전에 승리하려면 기초체력이 튼튼해야 합니다. 방역과 국민생활을 동시에 유지할 수 있는 강력한 자원배분을 이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재난 속에서도 국가가 안전과 최소한 존엄한 삶을 보장해 줄 거라는 믿음을 국민에게 드리는 것, 바로 그것이 전시 정부와 국회가 해야 할 일입니다.

재난의 시대, 새로운 사회계약 4대 과제를 제안합니다
새로운 사회계약 I. 팬데믹 긴급조치

방역단계별 ‘코로나 재난 매뉴얼’을 제도화합시다.

현재 방역 1단계는 개인위생과 시민의 자율적인 참여하에 진행되는 협력방역입니다. 그러나 2단계부터는 집합금지를 제한, 명령하고 강제된 ‘사회적 거리 두기’를 동반하는 통제방역입니다.

필연적으로 경제활동 제한조치가 따르게 되며, 대부분 국민들은 소득 감소와 소득 단절을 겪게 됩니다. 많은 자영업자, 소상공인도 영업 중단과 폐업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절실한 것은 언제든 재유행으로 거리 두기 조치가 실시되더라도 국민들이 ‘예측 가능한 재난안정대책’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마치 전시에 폭격이 있으면 대피할 곳을 미리 예정하는 것처럼, 코로나 준전시체제 하에서 안전한 ‘경제적 대피처’로 ‘코로나 재난 매뉴얼’을 정기국회에서 제도화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 제안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예기치 않은 자연재해 발생 시에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하고 해당 지역 주민피해를 보상해주는 전례를 따르자는 것입니다. 팬데믹 재난은 국민의 고통이 더 크고 광범위한 만큼 당연히 제도화돼야 합니다. 코로나 방역 2단계부터는 ‘전국민 재난기본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또 피해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 대한 임대료와 공과금(전기료, 통신료 등) 감면방안을 매뉴얼에 담아야 합니다. 그 액수와 규모는 방역단계와 기간에 따라 정하면 될 것입니다.

앞으로 몇 번 반복될지 모르는 감염병 재유행과 방역 조치에 따라 지루하게 되풀이될 재난수당 지급 논쟁을 끝내야 합니다. 또 방역에 따른 자영업, 중소상공인의 영업 손실과 피해에 대해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의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실질적인 피해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코로나 뉴딜을 위한 고통분담은 정의롭게 재구성되어야 합니다. 임대인도 피해단계별 임대료 감면에 동참하도록 하고 연말정산 시 감면액만큼 소득공제 해주는 방안을 도입해야 합니다.

코로나 민생의 가장 높은 장벽은 임대료입니다. 사실상 영업폐쇄 상태여도 몇 백에서 몇 천에 이르는 임대료는 따박따박 나갑니다. 알바조차 구하기도 힘든데 대학생들은 살지도 않는 자취방 월세 다달이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건물주의 임대료 감면요구는 사적 계약침해라고 묵살당합니다. 정부도 이런 점을 의식해서 착한 임대인이 되어달라는 호소만 하고 있습니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방역 전시체제라며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고, 시민들에게 소득손실을 강제하면서 임대소득은 왜 보장되어야 합니까?

누구는 전시 통제하에서 의무로 살고 누구는 평시 자유세상에서 권리로 살아도 된다면 그것은 공정하지 않습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방역조치에 동참하는 것인 만큼, 고통도 누구 예외 없이 골고루 나누어야 합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통신요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통신사들은 그 수익의 절반 이상은 통신료 감면에 쓰도록 해야 합니다. 재난의 시대에 코로나특수를 누리고 있는 통신사에게 정부가 진짜 해야 할 일은 고통분담동참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공공의료 확충으로 방역의 유연성 확대 노력도 병행해야 합니다. 확진자 수가 적음에도 강도 높은 방역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가 중증환자 수용을 위한 공공 병상 수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공공의료의 취약성을 강력한 거리 두기로 메우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정부는 당장 민간병원의 공공기여 매뉴얼부터 만들고, 계속 미뤄지고 있는 공공병원 확충 방안은 이참에 제도화해야 합니다.

정의당은 이상 방역단계에 따른 경제민생 매뉴얼을 담은 (가칭)코로나 민생지원 특별법을 발의할 것입니다. 정부와 각 당의 대승적인 검토를 요청드립니다.

새로운 사회계약 II.  재난시대의 실질적 소득보장체제
둘째, 「전국민고용·소득보험」 도입으로 새로운 사회보장체제로 나갑시다.

「이하 생략」
※ 첨부파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