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은 그간 박근혜 정권이 40년을 거슬러 유신독재체제로 돌아가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해왔다.
그러나 오늘 놀랍게도 헌법재판소 법정에 등장한 것은, 40년이 아니라 무려 1,000년을 거슬러오른 후삼국시대 궁예의 '관심법'이었다.
내란음모사건을 기획하고 조작한 국정원 프락치 이성윤을 앞세워 진보당의 전현직 지도부와 중앙위원들을 한 사람씩 모두 거명하며 정치성향을 감별했다.
한때 유행했던 병아리 감별사는 들어봤어도 '사상감별사'는 금시초문이다. 그렇게 '창조경제'를 부르짖더니만 고작 '창조'해낸 것이 공안시대 '사상감별사'인가?
돈 주고도 못 볼, 참으로 해괴한 소극이다.
이것을 과연 정상적인 재판이라고 볼 수 있겠나?
그 숨겨진 의도야말로 더욱 고약하다.
이미 내란음모사건이 조작이라는 것도, 정당해산청구가 파렴치한 정치탄압이라는 것도 다 드러난 상황에서 반성과 사죄는커녕 대상을 더욱 넓혀 마구잡이로 확대시키겠다는 것 아닌가!
난데없이 정당해산을 들고 나왔을 때부터 이미 대한민국은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그런데 이제 오늘, 코미디보다도 더한 재판으로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는 완전히 땅바닥에 떨어져 저잣거리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그 어떤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오직 자신의 추측이자 판단이라며 횡설수설한 프락치 이성윤의 증언과 주장이 모두 법무부, 국정원과 함께 모의한 황당무계한 거짓임은 다시 확인할 필요도 없다.
"누가 민혁당인지 어떻게 아느냐"는 질문에 버젓이 "수사기관이 조직표를 다 만들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지를 않나, "북의 지령을 받았다는 건 어떻게 아느냐"는 질문에는 "검사로부터 과거 공안사건 공소장을 받아보고 알았다"는데 더 무슨 말이 필요한가!
오늘 법무부의 우격다짐으로 등장한 증인 김영환과 이성윤은 이 재판이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음만 거꾸로 확인시켜 주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가면 갈수록 오히려 정권의 무덤이 될 이 기괴한 재판을 계속 고집할 작정인가?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국민들 앞에 사죄하고 한시라도 빨리 심판청구를 철회하는 것만이 그나마 취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거듭 분명히 경고한다.
2014년 10월 21일
통합진보당 대변인 홍성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