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의 가상화폐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가상화폐 거래를 미술품 거래에 비유하면서 그림 가격이 떨어졌다고 정부가 이에 대한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국내 가상화폐 시장의 현실을 알고 있다면 할 수 없는 발언으로, 무책임 그 자체입니다. 또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가상화폐 투자에 몰리고 있는 청년에 대해 올바른 길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어른들이 잘못됐다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청년을 선도해야 할 미성숙한 존재로 보는 금융당국 수장의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뿐만 아니라 청년이 빚을 내어서까지 비트코인·알트코인에 투자하는 경제적·사회적 맥락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답답한 마음을 감추기 어렵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한 청년이 지적한 바와 같이, 대한민국 청년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내몰리게 된 까닭은 주식 대박이나 부동산 투기가 아니면 평생 노동과 주거의 불안정을 버티며 생존해야 하는 뿌리 깊은 소득 불평등, 자산 불평등, 일자리 불평등 때문입니다. 기성세대의 주식 대박과 부동산 투기에 대해 올바른 길이 아니라며 바른길로 인도해야 한다는 정부 고위 공직자는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정부의 가상화폐 투자 이익 과세와 금융상품 불인정이라는 이중적인 태도를 가리켜 청년들이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하는 이유입니다.
법과 정책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습니다. 가상화폐 투자자 보호와 투명한 시장환경 조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하여 시행해야 할 때입니다. 언제까지 청년이 미련하다고 탓만 하면서 손 놓고 있을 것입니까. 정부는 가상화폐가 법정화폐 또는 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가상화폐를 규율할 수 있는 별도의 법령 제정을 통해 국가에 의한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정부의 결단을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