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실에는 눈 감고 비판에는 귀 닫은 박근혜 정부 - 현실도 모르고 외투법 개정에 나서더니 비판 무시하고 적용대상 확대하며 재벌 민원 해결에만 급급
오늘(24일)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새누리당에서 당정협의를 통해 지주회사가 손자회사를 통해 증손회사를 보유할 때 지분 100%를 확보하도록 한 공정거래법 조항을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작년 말 새누리당은 GS 등 일부 재벌의 요구를 받아들여, ‘외국인 투자의 걸림돌’이라는 명분으로 손자회사의 증손회사 지분 100% 소유 규제를 완화하는 외국인투자촉진법(외투법) 개정을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처리한 바 있다. 당시 야당과 본 의원은 외국인 합작투자는 증손회사 규정을 개정하지 않더라도 현행법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그런 점에서 재계의 외투법 개정 요구는 일부 외국인과의 합작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결국은 외투법 개정 이후에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전체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려는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법 개정을 밀어붙였고, 결국 여러 통제장치를 두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으로 법이 개정되었다.
그러나 당시 무리한 법 개정의 명분이었던 GS의 외국인합작투자는 정작 법 개정 이후 백지화되었다. 대통령이 현실을 모르고 법이 걸림돌이라는 재계의 주장을 그대로 믿어서 생긴, 어이없는 일이었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그런데도 여당은 지금, 당시 야당과 본 의원의 우려와 경고 그대로 모든 증손회사에 대한 소유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애초 무리한 외투법 개정이 바로 이것을 위해서 아니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1999년 법개정을 통해 지주회사 설립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설립요건을 엄격히 제한하였으나, 이후 수차례의 법개정을 통해 행위제한이 대폭 완화되었다. 증손회사는 원칙적으로 금지되었다가 2007년 100%의 지분요건을 전제로 허용되었고, 손자회사 및 증손회사는 사업연관성이 있는 경우만 보유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 사업연관성 요건도 삭제하였다. 현행 지주회사에 대한 행위규제의 완화 및 지주회사에 대한 조세혜택 등으로 지배주주 들은 추가적인 자금 및 세금 없이 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시키는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다.
현행법상으로도 증손회사 설립 자체가 금지된 것이 아니며, 법정 요건을 채우면 얼마든지 증손회사를 통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굳이 증손회사가 아니더라도 자회사 및 손자회사를 설립하면 얼마든지 신규사업 진출이 가능하다.
새누리당의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 추진은 결국 또다시 재벌 민원 처리를 위해 나선 것으로 볼 수밖에 없으며, 이것이 상속과 증여 과정에서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하는 일부 재벌의 이익을 반영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오히려 지주회사에 대한 행위규제는 자회사 및 손자회사 주식보유기준을 더욱 상향하고, 삭제된 사업연관성 요건을 되살리는 등 강화되어야 마땅하다.‘현실은 모르고, 이해관계자인 재계 주장만 있는 그대로 믿고 법 개정을 강행하는’ 일이 또 다시 벌어져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