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법원은 대한민국 언론자유의 역사에 씻을 수 없는 크나 큰 상처를 남겼다. 그리고 언론자유와 공정방송을 위해 일신의 안위는 아랑곳 않고 앞장 서 싸워 온 언론인들과 이들을 응원하며 언론자유를 지키고자 했던 국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말았다. 낙하산 사장을 저지하고 공정방송을 수호하기 위한 지난한 투쟁을 벌였던 노종면·조승호·한덕수 3명에 대해 “해고는 정당하다”고 한 대법원의 오늘 판결은, 우리 사법부 역사와 민주주의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최근 쌍용차 해고자들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을 보면서 사실 오늘 대법원의 판결에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대법관들에게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해고는 정당하다”는 어처구니없는 판결을 내리지는 않을 거라는 기대를 버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같은 기대를 무참히 짓밟았다.
2008년 이후 6년 동안 끌어 온 재판의 결과가 “해고는 정당”이라니, 치솟는 분노를 가누기 힘들다. 도대체 법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이유가 뭔지, 이런 판결을 내리는 대법원이 법치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사법부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깊은 회의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그저 대통령 캠프에서 ‘특보’를 지낸 낙하산 사장으로 인해 방송의 공정성이 훼손당하는 것만은 막고자 싸웠을 뿐인데, 경영진은 이들에게 ‘해고’라는 무지막지한 칼을 휘둘렀다. 지난 6년간 해고자들과 그 가족들은 숱한 병을 얻고 기나긴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했다. 대법원으로부터 해고가 확정된 현덕수 전 위원장의 아버지는 2009년 아들의 체포 소식에 뇌출혈로 쓰러져 끝내 세상을 떴다. 또 해고가 확정된 조승호 전 기자의 부인 또한 해고된 남편 대신 가정을 책임지다 뇌출혈로 쓰러지는 일이 있었다. 지난 6년간의 고통도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는데, 대법원은 오늘 대체 무슨 판결을 내린 것인가.
사법부는 비록 법과 정의,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외면했지만 우리는 결코 포기할 수 없다. YTN 해직사태를 비롯 MBC 해직사태는 여전히 우리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YTN 경영진에게 대법원의 판결과 무관하게 대승적 결단을 내려 복직 조치를 취하길 간곡히 요청한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요구한다. 지금이야말로 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공약한 ‘국민대통합’을 실천에 옮길 때이다. 법정이 아닌 우리 사회 공동체 차원에서 YTN 해직사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주길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사법부가 외면한 YTN 해직자를 원래 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