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걱정이 된다. 자동 부의된 14개의 법률안에 단 1획1점도 못 고치겠다는 새누리당의 나쁜 심보에 국민들께서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는 말씀 먼저 드리겠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난 26일, 세입예산안 부수법률안을 지정하면서 31개 목록의 14개 법률안에 대해 지정했고, 같은 이름의 법률안은 상임위가 대안을 만들어줄 것을 특별히 요청했다. 그런데 새누리당에서는 대안 만들기를 사실상 거부하고 나섰다. 지난 주말 내내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여야 대표 간 합의를 강조하며 단 한자도 못 고치겠다고 생떼를 쓰고, 당장 내일로 다가온 본회의 처리가 깜깜한 상태다.
자동부의 상태로 걱정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나쁜 법안의 통과이다. 오전에도 지적했듯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과 공제한도를 확대해 주겠다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도 어떤 심의도 없이 통과되게 되고, 정부가 제출한 ‘조세특례제한법’개정안 내용 중 일부에는 고배당기업의 주식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에 대한 징수세율을 낮춰주는데 그 실질적인 혜택이 주식부자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 조세특례제한법에는 비과세저축을 폐지하는 내용도 담고 있어, 서민감세 폐지, 돈 있는 사람 위한 세금감면이라는 비판을 계속해서 받고 있다.
두 번째, 좋은 제도를 포기하게 되는 것 또한 걱정이다. 여야가 이미 합의한 신용카드 사용 소 득공제 일몰 연장안, 영농자녀 증여농지에 대한 증여세 감면, 노인·장애인 등 생계형 저축에 대한 비과세 일몰 연장 등에 대해 함께 처리하지 못하게 된다. 여야 간에 상임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하면 서민을 위한 세금개선, 이뤄낼 수 있었던 법안이다.
국회선진화법의 첫 시행을 위해 야당은 말 그대로 통 큰 양보를 했다. 예산국회 파행과 날치기 통과를 방지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합의할 수 없었던 야당의 양보를 무슨 급행티켓을 쥐어 쥔 듯 모든 법률안에 대한 자동부의를 주장하고 나선 새누리당에게 강한 유감을 표한다.
나쁜 법안을 걸러내고, 좋은 법안을 새로 만드는 작업,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새누리당이 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시간이 없다. 새누리당은 힘의 정치를 밀어붙이는 구태에서 벗어나 대화와 타협, 협상이라는 국회선진화법의 정신을 다시금 생각해 주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