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선관위임에도, 지금 선관위는 마치 자신들의 사유물이라도 되는 냥 행동하고 있다.
이제는 ‘아빠찬스’에 이어 ‘형아찬스’까지 등장했으니, 이쯤 되면 가족 중에 선관위 고위직이 없는 것을 자녀들에게 미안해야 할 정도다.
상황이 이 지경까지 왔음에도 정신 못 차린 선관위는 권익위원회의 조사에는 협조한다면서, 감사원의 감사는 거부하는 한가로운 ‘취사선택 놀이’를 하고 있다.
서둘러 감사를 요청해 썩은 살을 도려내고 곳곳에 퍼져있는 암세포를 샅샅이 찾아내어 대수술해도 모자랄 판에,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돕겠다는 의사를 거부하고 있다.
당장 이틀 전 노태악 위원장은 국민 앞에 고개 숙이며 ‘외부 기관과의 합동전수조사’를 약속하지 않았나.
애당초 외부기관이 권익위만을 뜻한 것이라면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대국민 거짓말을 한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자신들의 치부가 모두 드러날까 뒤늦은 걱정에 태도를 바꾼 것이다.
권한을 운운하는 선관위의 이유는 궤변에 가깝다. 이미 2019년 감사원은 선관위 정기감사를 진행하며 일부 채용문제에 대한 징계를 요구한 바 있고, 지난해 9월부터도 선관위 정기감사가 진행 중에 있다.
무엇보다 ‘감사원법 제24조’에 따르면 국회·법원 및 헌법재판소 소속 공무원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감찰대상이다.
선관위는 대체 무슨 권한을 가졌길래 자신들이 감사원 감사대상이 아니라고 항변하나. 선관위는 국민위에 군림하는 치외법권의 영역인가.
카메라 앞에서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 진상규명에 나설 것처럼 하더니, 감사원 감사만은 유독 받지 못하겠다며 발뺌하는 행태를 보며 국민은 오히려 “숨길 것이 많구나”라는 의구심만 더욱 키우게 된다.
선관위는 오직 국민의 것이다. 그렇기에 반드시 뼈를 깎는 개혁과 대수술을 통해 국민께 돌려드려야 한다. 그리고 그 판단은 이제 선관위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국민의 명령이다.
국민께 송구하다던 노 위원장은 선관위 관계자 뒤에 숨지 말고 직접 나와 사퇴 표명과 함께 즉각적인 감사원 감사수용에 나서야 할 것이다.
2023. 6. 2.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유 상 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