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진행된 긴급현안질의를 지켜본 국민들은 실망을 금치 못하실 것 같다. 집권여당 의원들은 모두 ‘허무맹랑한 얘기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에도 소위 실세가 있었다, 지금 사건은 아무 증거나 실체 없는 풍문에 불과하다, 거짓선동이다’ 라고 말한다. 단 한 사람도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사건이 몇 주 동안 국민을 불안하게 한 데 대하여 사과하지 않았다. 단 한 사람도 정부에 책임을 묻지 않았다. 단 한 사람도 쓴 소리 하지 않았다.
단 한 사람도 빠짐없이 비선실세로 인하여 국정이 혼란하게 된 이번 사건에 대해 야당을 비판했다. 실망했고, 보기 민망했고, 또 죄송했다. 새누리당은 긴급현안질의의 목적과 기능에 대해 망각하고 있나 보다. 긴급현안질의는 이번 사건에 대해 정부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국무위원을 대상으로 질문하는 시간이다.
야당이 비선실세를 만들어 인사에 개입하고 국정을 농단하지 않았다. 야당이 VIP최측근 정윤회씨, 비선실세 존재와 십상시 모임이 있다는 청와대 문건을 만들지 않았다. 야당이 문건을 유출하지 않았고, 야당이 인사전횡을 휘두르지도 않았다. 야당에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는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여당의 모습이 아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을 대신하여 엄중히 묻고 있다. 문건에 나온 내용이 진실인지 규명하고 싶고, 인사전횡 사실에 대해 책임소재를 가리고 싶다. 박근혜대통령 지지율이 사상 처음으로 30%대로 추락했다. 국민 3명 중 두 명(63.5%)은 청와대 문건 유출사건에 대해 ‘특검이나 국정조사를 해서라도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답변했다. 집권여당은 국민의 준엄한 판단에 대해 엄중히 고민해야할 시점이다. 청와대 이중대가 아닌 국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되돌아보고, 남 탓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새누리당은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사건에 대한 특검을 진지하게 고민해 볼 것을 제안한다.
■ MB정부 자원외교, 국정조사 필요성 밝혀져
오늘 긴급현안질의의 성과는 자원외교 국정조사의 필요성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MB정부 해외자원개발 유출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인 노영민의원은 자원외교의 부실에 대해 꼼꼼히 지적하며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캐나다 석유정제회사인 하베사트 NARL 등 해외자원개발 실패사례에 대해 최경환 부총리는 듣기 불편한 티를 내면서 부인으로 일관했지만, 이미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이 국회에 출석해 최경환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이 사실상 허가했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참여정부와 MB정부의 해외자원개발 성과 비교에 대해서도 노영민 의원은 “참여정부 때 투자 규모가 이명박 정부 당시 투자 규모의 약 3% 밖에 되지 않고, 투자 광구 수익률 또한 참여정부 때는 지속 상승하고 있고 MB정부 광구는 지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사업 주도도 참여정부 때는 민간이 주도했지만 이명박 정부 때는 공기업이 주도를 했다. 진실공방이 아닌 사실관계 파악이 덜된 부총리의 완패라고 평가한다. 규모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나고 사업추진 주체도 민간 대 공기업이다. 어떤 부분에 국정조사를 해야 할 지 이미 국민들은 알고 있다.
참여정부까지 끌어들여 ‘물타기’하려는 새누리당과 박근혜정부의 노력에 국민들은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씀 전한다. 문제는 이미 발생했고,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최경환 부총리는 MB정부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으로서 해외자원개발의 실패에 대해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응당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자신 있다면 긴급현안질의에서 당황하며 사실관계를 부인할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국정조사장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면 될 일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조사를 통해 책임지지 않는 이명박근혜 정부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약속, 드린다.
■ 국격이 바닥을 치고, 국회격도 바닥을 치는 저질막말 공세, 그만둡시다
오전에도 브리핑했지만, 땅콩리턴 사건으로 인해 국격이 바닥을 쳤다. 이 와중에 새누리당 의원들의 도를 넘는 막말공세에 국회 또한 그 격이 바닥을 치고도 넘쳤다. 하태경 의원은 새누리당 초재선의원모임에 참석해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을 향해 “김정은 정권의 내시역할 비슷한 걸 한 사람”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내뱉었다. 김진태 의원은 “조화 배달하는 심부름꾼이냐”며 박지원 의원을 폄하했다. 소통이 막혀버린 남북관계의 회복을 위해 애쓰고 있는 야당의원을 향해 저질스러운 막말공세를 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의 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싶다. 통일부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3주기를 맞이하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명의의 조화전달을 위한 박지원 의원 등의 방북 승인에 대해 “순수한 인도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서 이를 확대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박근혜정부가 승인한 방북에 대해, 또 정부가 강조하듯 확대 해석하지 말라는 주문에 대해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이 왜 확대해석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남북관계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오락가락 해서는 안 된다. 가뜩이나 경색되어 있는 남북관계가 최근 나진-하산프로젝트의 성공으로 인해 남북경협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하고 있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의 막말 때문에 다시 경색으로 돌아서지 않을까 우려된다. 남북관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막말은 한반도 평화분위기 조성에 하등 도움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