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정부가 한국수력원자력을 신규 핵발전소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며 모처럼 정부여당이 신난 모양새다. ‘15년 만의 쾌거’, ‘잭팟터져’, ‘원전대박’ 등 호들갑으로 언론이 도배되고, ‘대통령 세일즈 외교의 승리’, ‘대통령 덕분’ 등 수주 과정의 온갖 무용담과 ‘윤비어천가’가 난무하더니, 급기야 전 정권 탈원전 정책에 대해 ‘국가 자해극’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아직 계약 체결도 안했는데 김치국부터 마시는 정부여당의 행태가 볼썽사납다. 지난 2017년 한국전력도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최종 계약 체결에는 실패했었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는 부산 엑스포 유치전에서 역대급 대참사의 전력이 있지 않나. 마치 24조 원을 벌써 번 것 처럼 호들갑 떨 일이 아니다.
따져볼 문제도 많다. 한국은 1킬로와트당 건설비를 3400달러로 제시하여 프랑스의 7500달러에 절반에도 못 미쳤다. 체코 현지에서도 ‘덤핑’(생산 비용보다 낮은 가격)에 가까운 거부할 수 없는 초저가였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60% 이상 현지 기업 참여, 현지 노동력 우선 고용, 추가 금융지원 조건 등을 고려하면 실익은 훨씬 적을 것이다. 이외에도 체코 정부의 원전 사업비 조달계획 불확실성, 유럽의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 속에 체코의 원전건설 계획 수정 가능성, 미국 웨스팅하우스-한수원 간의 지식재산권 갈등, 한국과 다른 노동조건 등으로 인한 ‘적기 시공’ 비관적 전망도 혼재되어 있다. 정부여당이 주창한 원전 장밋빛 미래가 도리어 ‘밑지는 장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근본적인 문제는 핵발전이 시대착오적이라는데 있다. 대통령이 주창하는 ‘원전최강국’의 모습을 보라. 우리나라는 원전 밀집도 세계 1위, 개별 원전부지별 밀집도 및 규모 세계 1위, 원전 규모 대비 30km 반경 인구수 세계 1위다. 원전 때문에 송전탑과 송전선 라인 따라 국민 삶의 터전이 파괴됐다. 2030년이면 핵폐기물 저장시설도 꽉 차서 온 국민이 위험천만한 핵폐기물에 포위되는데 아무 대책도 없다. 게다가 원전 때문에 재생에너지 전환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핵발전은 기후파괴는 물론 반민주적 에너지이며, 미래 먹거리는커녕 망해가는 사양산업일 뿐이다. 정부여당은 자화자찬할 것이 아니라,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핵발전은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대폭 늘려야 한다. 대책없이 핵발전에 몰두하다간 남는 것은 공멸밖에 없다. 진보당은 국내외 어디든 신규 핵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며, 핵발전소 조기 폐로와 탈핵세상을 앞당기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