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온실가스 배출 추세를 유지하면, 2100년쯤 국내총생산(GDP) 5분의 1 이상이 급감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은행·금융감독원·기상청이 발표한 ‘기후변화 리스크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 ‘무대응’시 경제 대재앙에 직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는 기후변화 ‘무대응’ 시나리오에서 21세기 말은 21세기 초에 비해 연평균 기온이 무려 6.3℃, 연평균 강수량은 16%가 증가하고, 이에 따른 기후재난도 급증하여 2100년 기준 태풍피해는 9.7조 원, 홍수피해는 3.2조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연평균 GDP 성장률은 해마다 0.3% 포인트씩 줄어들고, 물가는 끌어올리며, 특히 농업·식품·건설 등의 산업이 장기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 밝혀졌다.
눈여겨 볼 지점도 있다.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억제하는 시나리오가 장기적으로 경제회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한국 GDP는 2050년 기준 –13.1% 감소했지만, 이후에 기후 피해가 줄며 2100년에는 –10.2%로 감소 폭이 축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초기 비용이 들더라도 온실가스 감축정책에 적극 나서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기후변화 ‘무대응’을 넘어 더 적극적으로 기후를 파괴하는 길을 택했다. 내년 예산만 봐도 기후관련 예산은 2022년 4.8조 원에서 2025년 3.7조 원으로 줄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급격하게 감소된 영역은 재생에너지 부문으로, 2022년 1.5조 원에서 2025년 0.6조 원으로 무려 57% 가량을 대폭 감축시켰다.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 보조금은 연간 10조 원 규모로 펑펑 쓰면서도, 재생에너지 보조금은 1.1조 원으로 32%를 감소시켰다. 친환경 철도 부문은 1.1조 원을 감액했지만, 환경파괴 항공·공항 부문은 0.5조 원을 증액했다.
최악은 역시 핵발전 부문이다. 원자력 예산의 경우 18.1%를 대폭 증가시킨 1.2조 원을 배치했다. 전 세계가 다 실패한 SMR(소형모듈원전) 예산은 2,604%나 증액시켰고, 원전 수출용 신형 연구로 개발 203.8%, 원전 해외수출 지원 116.7% 등 핵발전과 원전 확산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 같은 ‘핵발전 올인’ 정책이 자랑스러운지, 이번달 부터 매달 발행할 월간 정책보고서 ‘민생경제 퍼스트’에 ‘원전 르네상스’, ‘원전 세일즈’, ‘원전이 곧 민생’ 등 온통 원전 이야기로 도배해놨다. 한심하고, 참담할 따름이다.
기후위기 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한은의 경고처럼 장기적으로 늘어날 경제적 손실에 그치지 않고, 거주 불능 지구를 걱정할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그런데 한은이 최악으로 분석한 ‘무대응’ 시나리오보다 윤석열 정부는 더 최악의 길을 가고 있으니 덧붙일 말도 없다. 도저히 고쳐 쓸 수 없는 정권이다. 생존을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 윤석열 탄핵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