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9일, 법원이 평택항에서 발생한 고(故) 이선호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한 인력 공급 계약을 ‘불법 근로자공급’으로 판결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불법파견 문제가 아닌, 노동자의 생명과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불법 인력 공급 문제임을 다시금 확인시켜 줍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대하는 수사당국의 태도는 실망스럽습니다. 노동부는 이 사건을 ‘불법파견’으로만 규정하며 본질적인 문제를 축소했습니다. 불법 근로자공급이 얼마나 만연하기에, 이를 문제로 인식조차 하지 못한 것입니까. 이는 단순한 법적 해석의 오류가 아니라, 노동자의 삶을 착취하는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결과입니다. 이 같은 안일한 수사와 처벌 방식이 반복된다면, 또 다른 평택항 사고가 재발할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특히, 이번 판결에서 드러난 사실은 더 충격적입니다. 동방과 우리 인력은 노동자와 어떠한 근로계약도 체결하지 않았다.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조차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대금을 지급하면서도 법적 책임을 피하려 한 것입니다. 계약이 없다고 항변하는 업체들은 자신들의 불법성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그런데도 노동을 착취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책임 회피를 목적으로 계약서를 쓰지 않은 업체들에 대해서는 더욱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번 법원 판결은 불법 인력 공급에 경종을 울리는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평택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불법 직업 소개와 근로자공급이 만연한 현실에서, 정부와 사법당국이 더욱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야 합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는 ‘사람 장사’를 근절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