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양천구 민·관·정은 지난 12월 18일에 있었던 행복주택 지구지정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 1심 판결 결과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1심 재판부는 주민들이 인간으로서 당연히 보장받아야 하는 ‘안전’과 ‘삶의 질’에 대한 문제는 철저히 외면한 채 국토부의 행정편의주의적인 행태에 대해서는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면죄부를 부여했다. 재판부는 국책사업을 집행하는데 있어서 행정부의 재량권은 광범위하게 인정돼야 한다고 밝히면서 정부의 뜻을 거스르고 싶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는 생존권과 행복추구권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상식과는 매우 동떨어진 판결이다. 나라 전체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국민들의 기본권을 제한하던 국토개발 시절도 아닌데 주민의견을 무시하고 불도저식으로 건설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안전 문제 검토에 있어서 다소 문제가 있었지만 중대한 하자로 볼 수 없다는 내용이 세월호 사건 이후에도 아무렇지 않게 언급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또한 재판부는 국토부의 사업이 안전하지 않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악화시킨다면 이를 원고인 우리가 명백히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막상 방재시설인 유수지를 파헤치고 인구밀도를 가중시키는 국토부는 그 안전성과 타당성을 입증하지 못하는데,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주민들에게 피해가능성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입증하라는 것이다. 이는 누가 보더라도 어불성설이며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이러한 논리는 불법으로 객실을 증축하고 과적을 위해 평형수를 빼버린 여객선이 매우 위험하다는 사실을 승객이 완벽하게 입증하기 전까지는 운항을 멈출 수 없다는 논리와 하등 다를 바가 없다. 도대체 이것을 국민이 어떻게 입증하라는 것인가? 수백 명이 죽으면 입증이 되는 것인가?
이에 우리는 ‘행복주택건설은 안전하며 삶의 질을 추락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국토부가 입증해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판단을 구하기 위해 상급심에 항소하게 되었음을 밝히는 바이다. 또한 우리는 안전과 행복을 추구하는 국민들의 평범하고 소박한 요구를 지역이기주의로 매도하고 있는 국토부의 주장이 얼마나 허황되고 앙상한 것인지 소송과정을 통해 밝혀나갈 것이다.
국토부의 관심이 온통 집값 떠받치기에 있기 때문에 모든 국민들을 그렇게 취급하고 있는지 몰라도 우리 양천구 민·관·정이 2년 가까이 국토부와 싸우고 있는 이유는 집값 때문이 아니다. 우리는 임대주택이 들어서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설령 그 자리에 주변 집값을 끌어올릴 수 있는 초호화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선다고 해도 우리는 마찬가지로 반대한다.
그 이유는 그 자리가 양천구 전체 주민의 안전을 담보하고 있는 유수지이고 양천구가 전국 인구밀도 최고의 자치구라는 사실은 여전히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양천구는 서울시내에서 임대주택보급률이 가장 높은 자치구 중에 한 곳으로서 주거취약계층과의 조화로운 삶이 이미 실현되고 있는 곳이다. 과거에도 임대주택 문제로 분란이 일었던 적도 없었다. 따라서 양천구민이 임대주택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한다는 국토부의 주장은 허황되고 망령된 것이며 목동유수지 행복주택 건립반대에 서명한 9만 명이 넘는 주민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다.
우리 양천구는 행복주택 문제에 있어서 민과 정이 뜻이 다르지 않았고 여·야의 구분이 없었다. 일치된 견해와 행동으로 벌써 이 싸움을 2년 가까이 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주장이 온당하며 지극히 순리에 맞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양천구의 진정한 ‘민의’이다.
국토부는 지금도 앞에서는 지자체와 협의하고 주민들과 대화를 하겠다고 하면서도 뒤로는 얄팍한 논리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우리는 이처럼 표리부동한 자세로 국책사업을 끌고 가는 국토부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국토부가 진정으로 대화를 원한다고 믿고 싶다.
따라서 우리는 이 자리에서 우리의 진솔한 의견을 밝히고자 한다. 우리의 일관되고 단일한 의견은 목동행복주택건립계획의 철회이다. 국토부가 호언한대로 우리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검토·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면 이러한 우리의 요구를 가감 없이 받아들여 무리한 계획을 즉시 철회하기 바란다. 이 길만이 진정한 대화의 시작임을 천명하며, 앞으로도 우리는 지역 주민의 안전과 삶의 질 확보를 위한 싸움에 흔들림 없이 함께 해나갈 것임을 밝힌다.
2015년 1월 8일
목동행복주택 건립반대 주민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신정호 양천구청장 김수영 양천구의회 의장 심광식 새누리당 국회의원 길정우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김기준 목동행복주택 건립 반대 서명인 91,675명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