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기본소득당 당대표 용혜인입니다.
오늘은 3·1절입니다. 106년 전, 우리 선조들은 일본 제국주의의 폭압에 맞서 죽음을 무릅쓰고 거리에 나섰습니다. 그 용기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만들었습니다.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시작이 바로 106년 전 오늘 3·1 만세운동인 것입니다.
그 이후 100여 년간, 이 땅의 시민들은 조국의 독립과 민주주의, 그리고 경제발전을 위한 긴 여정을 함께했습니다. 군부독재가 국민주권을 다시금 무너뜨린 순간도 있었지만, 국민은 피와 땀으로 민주주의의 승리를 쟁취해 왔습니다. 참으로 어렵고 고된 시간을 지나서야 우리는 권력자가 군경의 총칼로 국민주권을 빼앗는 일은 결코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과 쿠데타 세력들은 이 모든 역사를 그동안 보지도, 읽지도, 고민해 보지도 않았나 봅니다. 도대체 그들은 어느 나라에 살았던 것인가, 믿기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떠올려 봅시다. 12월 3일 그날, 시민들이 국회를 막아주지 않았더라면, 야당 국회의원들이 체포되어 끝내 비상계엄을 해제하지 못했더라면 어찌 되었겠습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포고령이 대한민국의 법이요, 원칙인 나라가 되었을 것입니다.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된 나라 이를 어길시 반국가세력으로, 종북세력으로 낙인찍히고 ‘처단’되는 나라였지 않겠습니까.
오늘 이 순간처럼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역사를 기억하고, 우리가 나아갈 길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조차 없었을 것입니다.
물론 명태균 게이트도, 김건희 여사의 각종 비리를 덮는 검찰의 행태에 대한 비판도 모두 언론에서 사라졌을 것입니다. 김건희 여사의 말처럼, 조선일보 같은 보수 언론이라도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폐간시키려는 정권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왕이 되어버렸을 윤석열은 오늘 3·1절 106주년을 맞이해 12.3 비상계엄이 조국의 민주화를 지켜낸 혁명이었다, 소리치고 있었을 것입니다. 경제가 무너지든 말든, 국민이 고통을 받든 말든 쳐다보지도 않았을 정권이 이어졌을 것입니다.
그야말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시간은 수십 년, 아니 100년 이상의 과거로, 캄캄한 나락으로 떨어졌을 것입니다.
106년 전 3월 1일, 이름 없는 민중들의 용기가 나라를 구했듯이 12월 3일 밤 우리 국민께서 국회를 지키러 와주셨던 그 용기가, 다시 한번 나라를 구한 것입니다.
내란 세력의 완전한 청산, 반드시 해냅시다.
우리 역사가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 시민학살을 국민에 대한 폭압이자 반란죄로 정의했기에.,민주공화국의 시간이 다시 흘러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 역시 이번 내란 세력의 책임자들 모두를 진정으로 발본색원하고 처벌하여 역사의 교훈으로 남깁시다.
“처음부터 계엄을 반대했고 계엄과 관련해 사전에
그 어떤 지시도, 서류도 받은 적이 없다”던 한덕수 국무총리,
갑자기 두 달 만에 말을 바꾸어 자기는 본 적도 받은 적도 없는 비상계엄 선포문이 알고 보니 본인의 양복 뒷주머니에 꽂혀 있었다고 합니다. 말도 안 되는 거짓말입니다.
충격적인 진실은 또 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 또한 두 달 만에 윤석열이 여당 의원들과의 술자리에서 평소에도 ‘화풀이하듯’ 계엄을 수차례 언급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시한폭탄같은 대통령이 계엄을 입에 밥 먹듯 올리는데, 과연 이것을 그들이 농담으로 듣고 넘겼겠습니까.
그렇기에 우리는 윤석열 한 사람의 파면에 만족해선 안 됩니다. 내란 사전모의에 도대체 누가 얼마나 가담했는지, 알고도 묵인한 것은 아닌지 명명백백 밝혀내야 합니다. 맞지 않습니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에게는 내란세력 심판과 동시에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해야 할 막중한 책무가 놓여있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 그 자체가 쿠데타 세력을 정치에서 쫓아내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진정으로 민주적인 정부, 기후위기, 경제안보위기, 불평등위기 등 각종 위기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개혁적이고 유능한 정부, 그렇게 새로운 국민통합의 길을 여는 정부,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그 길에 힘을 모아갑시다. 기본소득당도 늘 국민과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