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문재인 후보의 기자간담회 내용은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결국 당권-대권을 모두 가지는 전근대적 제왕적 총재를 하겠다는 선언으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전당대회 경선에서 그 부분(대선 패배 책임론)을 하나의 이슈로 제기하는 것은 또 지자는 얘기"라고 강변하는 한편, 당권-대권 분리 주장에 대해 “우리 당의 잠재적 대선 후보를 없애자는 요구는 설마 아닐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2012년 대선패배 후 “새로운 정치, 새로운 시대를 직접 이끌어 보겠다고 생각했던 꿈은 끝이 났다”, “다음에는 더 좋은 후보와 함께 3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내는 일을 반드시 성취하길 바란다”면서 국민 앞에 약속했던 문재인 후보의 차기 대선 불출마 선언은 무엇입니까? 그저 대선 패배 이후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면피용 발언이었던 것입니까?
문 후보의 말바꾸기에 대한 지적이 아프긴 하겠지만, 역지사지로 생각해보십시오. “2017년 대선후보가 최종 목표”(12월 23일, 광양시 지역위원회)라는 분이 당을 이끌게 되면, 자신의 대선체제는 더욱 공고해지겠지만 당의 다른 유력한 대선후보들이 설 자리는 더욱 황폐화될 것입니다. 이는 대선 승리를 위한 길이 아닙니다.
특히 당권-대권 분리 주장에 대한 문재인 후보의 발언은 당권을 발판으로 대선후보가 되겠다는 전근대적 제왕적 총재의 발상입니다.
당권·대권 분리는 2001년 새천년민주당 시절 모든 권한이 총재에게 집중된 제왕적 총재의 권한을 제한하고 당내 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한 정치혁신 차원에서 시작된 제도입니다. 민주당에서 처음 시작된 당권·대권 분리는 이후 참여정부에서도 일관되게 지켜져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대선후보 목표’를 위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어렵게 쌓아온 정당개혁을 후퇴시키고 당을 사당화시키겠다는 것입니까?
지금 문재인 후보는 상대 후보의 자질 검증 요구에 대해 “네거티브”라고 일축하려 하고 있습니다. ‘네거티브 선거’는 없는 사실을 꾸며서 한다거나, 일부 사실을 과장해서 주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후보의 지난 발언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도덕성 검증, 자질 검증이지 네거티브가 아닙니다.
문재인 후보의 주장대로라면 문재인 후보에 대해 일절 비판을 하지 않는 것이 문 후보가 바라는 바람직한 선거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럼 아무런 비판도, 아무런 검증도 하지 않고 문재인 후보를 당대표로 선출하는 것만이 우리 당이 살고 국민이 지지하는 정당의 올바른 선거행태라는 주장입니까? 제왕적 총재가 되기 위해 제왕적 후보를 꿈꾸는 것입니까? 납득할 수 없고 동의할 수 없습니다.
국민과 당원은 당대표 후보의 도덕성과 자질을 알 권리가 있습니다. 또한 당을 살리기 위해 나선 당대표 후보라면 당권 장악을 통해 대권을 도모하는 것이 당을 죽이는 길임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도덕성이나 자질 검증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면 아예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정당한 검증을 네거티브라고 몰아붙이는 것 자체가 위선은 아닌지 돌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