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의사일정으로 공지된 다른 50개 법안에 대해서도 모두 무제한 토론이 신청되어 있습니다.
여야 합의로 본회의에 올라온 민생법안들입니다. 그런 법안들에 대해서 필리버스터를 걸겠다니 법안이 통과되기만을 간절히 바라며 기다리고 있는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입니까.
원내대표 사이에 합의되지 않은 안건이라는 이유도 가당치 않습니다. 본회의 안건을 정하는 권한이 교섭단체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여야 합의로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들을 특별한 사유도 없이 선별적으로 본회의에 올리고 처리를 미루려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습니다. 국회 본회의에 안건을 상정하는 것은 국회의장의 권한입니다 무엇을 근거로, 어떤 권한을 가지고 이건 하고 저건 말고를 정하는 것입니까.
개헌안 재표결이 이유라면 더욱 말이 안 됩니다. 표결에 불참해 투표를 불성립시킨 것도 모자라 합의한 민생법안까지 볼모로 잡겠다고 하니, 대체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지켜보는 국민들도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필리버스터로 의결을 지연시킬 수는 있지만 의결 자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지연되는 만큼 국민들의 불편, 국민들의 피해만 커질 뿐입니다. 합의된 민생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국민에게 몽니를 부리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어제 통과되긴 했지만, 지난번 육아휴직 확대에 대한 법안이 지금처럼 미뤄지고 나서 한 워킹맘이 저에게 이런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생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오늘 본회의에서 제가 그토록 애타게 기다린 육아휴직 대상 자녀 연령을 초등학교 6학년으로 확대하는 공무원법 개정안이 끝내 상정되지 않아 너무나 무거운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본회의 개최 시 의장님께서 법사위 안건이 240건이나 되는데 왜 일부만 상정했느냐라고 엄중히 지적하시며 다음 본회의 때는 의장 권한으로 안건을 올리겠다 단호하게 말씀을 주신 것을 듣고 다시 큰 희망을 품었습니다. 의장님, 이 육아휴직 확대 법안은 저와 같은 수많은 부모들에게 단순한 제도의 변화가 아니라 일과 가정을 포기하지 않고 지켜낼 수 있는 동화줄과 같습니다. 당장 고학년이 된 아이의 돌봄 공백이 생김으로써 매일매일 애태우며 하루빨리 법안이 통과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부디 하루빨리 다음 본회의 일정을 잡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의장님께서 오늘 국민들 앞에서 약속해 주신 대로 본회의에서는 의장의 권한으로 적극적으로 행사하시어 미처 상정되지 못한 소중한 민생 법안들이 반드시 처리될 수 있도록 이끌어가 주시기를 눈물로 호소합니다. 이렇게 문자를 보냈어요. 왜 이거를 필리버스터를 하고 못하게 막는 것입니까?
법안 상정권을 갖고 있는 국회의장이 법안을 올리면 여야 합의로 법사위까지 통과된 법을 필리버스터로 묶고 못하게 하고. 제가 전반기 국회의장 아닙니까 전반기 법사위가 통과시킨 건 제가 처리하고 가야 될 거 아니에요 여야 합의 합의로 한 건데 그걸 왜 통과시키지 못하게 필리버스터로 막습니까
거듭 말씀드리지만 법안은 단순한 문서가 아닙니다. 국민의 삶이 들어가 있습니다. 때로는 비빌 언덕, 또 때로는 위로와 용기 희망이기도 합니다. 국민들의 삶에 필요한 법을 멈춰 세우는 것은 협상이 아니라 민생을 인질로 인질로 붙잡는 것입니다. 이런 필리버스터는 정치가 아니라 민생 인질극이라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습니다. 22대 국회 전반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입니다.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들까지는 마무리 짓자는 것이 의장의 판단이었습니다. 필요한 법안을 제때제때 처리해야 국민들 불편이 줄어든다는 상식적인 국회 운영에도 어깃장을 놓는 이 상황이 저는 정말 분통이 터지고, 눈물이 나올 것 같고, 정말 화가 나고 답답합니다.
전반기 국회가 시작부터 험난했고, 또 그 과정에 매우 험난한 과정들이 있었죠. 까딱하면 우리가 다 누구 말대로 꽃게밥 될 뻔도 했던 적도 있고. 그것을 국회가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이만큼 회복하고, 그리고 국민들의 민생을 챙기자고 열심히 노력해서 법안을 통과시키는데, 그런 과오를 반성도 하지 않고, 그리고 불법 비상계엄을 꿈도 못 꾸게 하는 개헌까지 막아가면서, 국민들의 민생 법안까지 막는 무도한. 국민과 국회 어디에도 아무 이득이 없는 이 무책임한 관성은 규탄받아야 마땅합니다. 오늘 법안을 상정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