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일정 1항 헌법개정안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무제한 토론을 신청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헌법개정안은 국민의힘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으면 가든 부든 의결을 할 수가 없는 안건입니다. 의사결정권을 국민의힘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들어와 표결해서, 부를 던지든 가를 던지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데, 무슨 무제한토론을 합니까. 무제한토론은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소수파가 의견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하는 것 아닙니까? 어제 국민의힘이 참여하지 않아 투표불성립에 대해 다시 하는 것인데, 무제한토론을 다시 하는 것은 무제한토론 제도를 남용하는 것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어떻게든 39년 만의 개헌을 무산시키지 않기 위해 오늘 다시 본회의를 열었습니다. 민심을 직시하고 하루 더 깊이 생각해볼 시간을 드린 것인데 이렇게 필리버스터를 거는 것을 보면, 더 이상의 의사진행이 소용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장은 헌법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겠습니다.
오는 6월 3일 개헌 국민투표 시행을 위한 절차는 이제 오늘로써 중단되게 됐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국민의힘이 39년 만에 하는 헌법개정안, 그것도 불법비상계엄을 꿈도 못 꾸게 하는 개헌, 또 군사독재를 물리친 부마항쟁과, 전두환 내란을 극복한 5.18민주정신을 헌법 정신에 넣어 우리나라의 민주적 정체성을 분명히 하자는 것, 어느 국민들이 어디에 산다고 해서 삶이 차별되지 않게 하자는 이 헌법에 대해, 어제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아서 투표를 무효시켰고, 오늘은 무제한 토론을 하겠다고 해서 더 이상 의장은 헌법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고, 오늘로써 이 절차를 중단합니다.
국민투표로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선거인단 등록에 참여한 재외국민 여러분과 관계기관에도 유감의 뜻을 전합니다. 국회의장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매우 아쉽습니다. 정말 몹시 안타깝습니다. 개헌의 필요성과 시급성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분명하고, 쟁점이 없어 여야 간에도 얼마든지 합의가 가능한, 사실상 내용적 반대가 전혀 없는 개헌안을 놓고도 개헌의 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정략과 억지 주장을 끌어들여 39년 만의 개헌을 무산시킨 국민의힘에 강력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개헌안은 전부 다 국민의힘이 국민들께 약속했던 내용입니다. 작년 5.18에는 당 공식 입장으로 헌법 전문 수록을 적극 추진하겠다고까지 했습니다. 12.3 비상계엄을 반성한다고도 했고, 국가균형발전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졸속 개헌이라고 하는데, 그동안 의장이 숱하게 제안했습니다. 그때마다 거부하고 대답하지 않은 것이 국민의힘입니다. 절차를 한번 보십시오. 제가 재작년 2024년 7월 17일 제76주년 제헌절 경축사에서 2026년 지방선거 개헌 국민투표를 하자, 그리고 개헌특위를 구성하자 재작년에 이미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2024년 11월부터 국민미래개헌자문위원회를 구성했고 그 구성 안에 국민의힘도 참여했습니다. 거기서 충분히 논의를 한 바 있고, 그리고 작년 4월 6일 개헌 특별 담화도 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7월 17일에 다시 제77주년 제헌절 경축사에서, 단계적·연속적 개헌, 여야 정당, 정부와도 협력하고 여론도 수렴하겠다고 하면서 다시 개헌을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국회의장 신년사에서 6월 지방선거에 맞춰 개헌 첫 단추를 끼자, 다시 제안을 했고, 국회는 올해 2월 22일 헌법 개정 관련해서 대국민 설문조사를 1만 2천 명 하고 결과도 발표했습니다. 올해 3월 1일 헌법 개정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올렸을 때, 그때도 반대하지 않았습니까? 무제한토론을 하고. 국민투표법도 반대하다가 무제한토론을 통해서 통과가 됐습니다. 그래서 개헌의 문이 열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제가 3월 10일 다시 개헌 제안 긴급 기자회견을 하면서, 17일까지 개헌특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것도 거부했습니다. 그래서 제정당 연석회의를 통해서 4월 3일 헌법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런 절차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졸속 개헌이라는 겁니다. 내용에 반대할 게 없고, 졸속 개헌이라고 하는데, 제가 이렇게 여러 차례 제안했던 거 아닙니까?
국민의힘은 가까스로 만든 개헌 기회를 걷어찼을 뿐만 아니라 공당으로서 국민께 한 약속을 실천하는 책임도 같이 걷어찬 것입니다. 불법 계엄을 반성한다, 반대한다고 한 소리는 다 어디로 간 것입니까. 불법 계엄을 꿈도 못꾸게 하는 개헌에 필리버스터를 걸면서, 법원이 내란 우두머리로 무기를 선고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했다는 세간의 의심과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정말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끄럽고 두렵게 여기길 바랍니다. 만약 20년, 30년 후에 불법 내란이 또 벌어진다면 정말 국민의힘은 역사의 죄인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1987년 이후의 시대 변화를 담아내지 못하는 현행 헌법은 반드시 개정되어야 합니다. 비록 이번 기회는 놓쳤지만, 출발선은 좀 더 가까워졌습니다. 헌법 불합치 결정 후 근 12년 만에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절차적 걸림돌을 해소했고, 전부 아니면 전무였던 전면개헌 방식 대신 합의되는 만큼씩 매듭을 지어가는 단계적 개헌에 공감대도 형성됐습니다.
이번 결과로 ‘역시 개헌은 안 되는 일’이라는 인식이 더 굳어져서는 안 됩니다. 그 책임은 이제 다시 국회가 져야 합니다.
그간 의장이 수차례에 걸쳐 요청했지만 불발되었던 개헌특위를 후반기에는 반드시 구성해야 합니다. 어제 국민의힘도 이야기했습니다. 개헌 반대, 개헌 무산의 책임 모면용이 아니길 바랍니다.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반드시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