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광주와 2024년 서울, 역사는 반복되었습니다. 46년 전, 박정희 유신 독재의 몰락 이후 터져 나온 민주화의 열망을 짓밟기 위해 전두환 신군부는 권력을 찬탈하고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광주시민을 학살했습니다. 2024년 12월, 권력을 부지하려던 윤석열은 장갑차와 헬기, 총을 든 계엄군을 국회와 광장으로 보내 시민들을 위협했습니다.
그러나 46년 전 광주가 그러했듯, 결국 깨어있는 민중이 역사의 주인이었습니다.
80년 광주에서 울려 퍼진 “비상계엄 해제하라! 공수부대 물러가라!”는 외침은, 2024년 서울 한복판에서 “비상계엄 해제하라! 윤석열은 퇴진하라!”는 광장의 빛으로 이어졌습니다. 광주에서도, 서울에서도 계엄군의 총칼 앞에 물러서지 않고 장갑차를 맨몸으로 막아선 것은 평범한 시민들이었습니다.
계엄군의 무차별 폭력과 만행 속에서 80년 광주는 하나였습니다. 시민군이 치안을 유지하고, 헌혈 행렬이 줄을 잇고, 주먹밥을 나누며 서로를 돌보던 ‘대동 세상’ 광주의 모습은 24년 겨울밤, 영하의 추위 속에서 핫팩과 따뜻한 음료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하던 광장의 시민들에게서 그대로 재현되었습니다. 무도한 권력이 민중을 공포로 몰아넣으려 할 때, 우리 국민은 연대와 공동체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냈습니다.
이처럼 광주의 오월 정신은 오늘날 빛의 광장을 거쳐 찬란히 빛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46년이 지난 오늘, 여전히 청산하지 못한 미완의 과제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오월 정신 계승은 내란 세력의 완전한 청산에서 시작됩니다.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가로막은 국민의힘은 역사 앞에 사죄해야 합니다. 내란을 획책하고도 사죄 한마디 없이 정치 일선에 남아 있는 내란 세력을 완전히 청산하는 것이야말로 광주의 영령들 앞에 우리가 다해야 할 책무입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는 반민주 내란 세력을 심판하고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장이 되어야 합니다.
동시에, 예속의 역사를 멈추고 당당한 자주 민주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5.18을 통해 미국의 실체를 똑똑히 목격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한미연합사 체계 아래서 한국군 작전통제권을 행사하며 전두환의 광주 진압을 승인했고, 미 국방정보국은 광주시민들을 ‘폭도’로 규정하며 학살을 방조했습니다. 이런 예속의 역사는 현재진행형입니다. 미국은 여전히 우리 전시작전통제권을 손에 쥔 채, 한반도를 대중국 전초기지로 활용하며 우리의 자주와 평화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외세에 휘둘리지 않는 자주와 주권으로부터 출발합니다. 미국의 눈치를 보며 승인을 기다리는 나라, 미국에 끌려다니는 굴종 외교가 아닌, 46년 전 광주, 12.3 광장이 보여준 위대한 민중의 저력으로, 스스로 자주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당당한 주권 국가로 나아가야 합니다.
80년 오월 항쟁이 그러했듯, 민중의 힘으로 군부독재의 폭압에 맞서 꿈꿨던 자주와 평화의 세상, 민주주의가 일상이 되는 세상을 향해 나아갑시다.
민주화를 열망하다 미국과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희생된 오월의 영령들을 가슴 깊이 추모합니다. 한국 민주주의의 횃불이 된 5.18광주민중항쟁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