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26년 6월 15일(월) 오후 2시 □ 장소 :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컨벤션홀
■ 정청래 당대표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반갑습니다. 6.15 정신을 오늘도 가슴에 품고 계신 여러분들 제 지역구에 오신 것을 특별히 환영합니다. 제 지역구가 이곳 동교동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살아계실 때 가끔 세배도 드리러 오고 인사를 드리러 왔었습니다. 그때마다 저에게 하신 말씀이 오늘 더 새록새록 생각이 납니다.
2000년 10월 23일, 미 올브라이트 국무부 장관이 평양에 있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났었습니다. 아마도 클린턴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앞두고 사전답사 차원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클린턴 행정부를 이어갈 앨 고어 대선 후보가 미 연방 대법원에서 패배하고 조지 부시 대통령이 들어서고 ‘폭정의 전진기지, 악의 축’ 발언들이 나오면서 6.15 정신이 시련을 맞이했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이런 말씀을 하시면서 저에게 김대중 대통령께서 "천추의 한이고 박복한 민족이다" 이런 말씀을 하시면서 6.15 정신이 실현이 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 굉장히 안타까워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6.15 20주년을 맞이한 오늘 이 자리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그 말씀이 더욱 가슴에 사무칩니다. 2000년 6월 13일 김대중 대통령께서 평양 순안공항에 첫발을 내디뎠던 그 순간을 저 역시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제가 현실 정치에 용기를 내서 발을 디뎠던 것도 그날의 감동이 아니었을까 제 스스로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2000년 6월 15일 우리 민족에게는 민족의 염원을 가슴에 품은 위대한 정치인이 있었고 한반도의 불행을 온몸으로 견뎌낸 위대한 국민들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마침내 6.15 남북공동선언을 가능케 했습니다. 그러나 역사가 하루아침에 쓰이지 않듯 6.15는 저절로 오지 않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길을 내고 서로의 마음을 잇고 끝내 만남을 성사시킨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인내가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 선언문만이 아니라 그 선언을 만들어낸 분들 바로 피스메이커들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앞에 앉아 계신 임동원 장관님이 떠오릅니다. 김대중 대통령님의 평화 구상을 함께 다듬고 대북 화해 협력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한 핵심 인물이었습니다. 여러분 임동원 장관님께 박수 한번 보내주세요. 박지원 장관님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특사로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남북이 가장 예민한 문턱 앞에서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분들의 설득과 신뢰 형성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정세현 장관님도 막후에서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정상회담을 앞둔 모의회담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께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으시도록 조언했다고 들었습니다. 박재규 통일부 장관님 또한 6.15의 실무를 떠받친 주역이었으며 이 밖에도 황원탁, 양영식, 김영기, 김보현, 이봉조, 김천식 같은 수많은 실무자와 참모들이 거대한 역사의 순간을 치밀하게 준비했습니다. 현장을 총괄하고 부처 간 소통을 맡고 선언문을 정리하고 역사는 늘 앞에 선 몇 사람의 이름으로 기억되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많은 무명 혹은 덜 알려진 피스메이커들이 함께 역사의 막을 올렸습니다.
저는 오늘 이분들을 떠올리며 평화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평화는 행동을 통해 오며 평화 그 자체가 길입니다. 평화는 대화의 가능성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이고 인내심입니다. 평화는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미래를 선택하는 결단입니다. 2000년 6월 15일 평양에 모인 분들은 서로 다른 자리에서 다른 방식으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평화의 벽돌을 한 장씩 쌓아올린 피스메이커였습니다.
6.15 선언 1주년 때, 2001년 저는 평양을 방문했었습니다. 그곳에 만난 평양의 시민들과 6.15 얘기를 참 많이 했고 서로 기뻐하고 즐거워했던 기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6.15 정신, 한반도 평화의 길 그 맨 앞자리에 김대중 대통령께서 계셨습니다. 두려움이 없어서 평화를 말한 것이 아니라 두려움이 있어도 평화를 포기할 수 없었기에 끝내 행동한 지도자였습니다. 박수를 한번 같이 칠까요?
이제 우리 곁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재명 대통령이 있습니다. 겸손하게 페이스메이커로 스스로를 규정하고 있지만 저는 이재명 대통령 역시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을 가장 잘 체현하고 있는 피스메이커라 확신합니다. 평화를 기다리지 않고 만들어갈 것이며 상대의 변화를 탓하기 전에 먼저 길을 낼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저는 오늘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피스메이커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평화가 곧 민생이고 경제이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라고 믿는 국민이 많아질 때 6.15 정신은 반드시 다시 평화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국민, 바로 그런 국민의 열정이 한반도의 미래를 바꿔낼 것입니다.
국민 모두에게 피스메이커가 된다면 한반도 완전한 평화는 불현듯 우리 곁에 도착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국민 주권 시대이고 평화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께서 와 계십니다만 저는 개성공단, 금강산이 평화의 숨구멍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전쟁의 방지턱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개성공단이 계획대로 완성되면 30만 노동자가 그곳에서 일하고 남쪽 노동자 3만명이 그곳에 상주해서 일한다면 그것이 바로 통일이고 평화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개성공단, 개성동영이라는 별명이 있는 만큼 이재명 정부 내에 개성공단, 금강산을 다시 되살리는 일을 꿈같은 실낱같은 희망이지만 그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다시 불을 지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6.15는 아직 완성되지 않는 약속입니다. 그 약속을 다시 현실로 만드는 힘은 대화에 있고 협력에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국민들의 그리고 이재명 정부의 노력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란과 미국이 전쟁을 끝내겠다고 선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전화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자는 통화를 하신 것 같고 또 곧바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산책하는 북미 정상회담을 했던 장면을 올렸습니다.
실낱같은 희망을 다시 봅니다.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이탈리아 성당에서 미사를 보셨습니다.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 정착에 큰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산보하는 사진을 올린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한반도 평화의 꿈을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늘 6.15 공동선언 26주년 기념식을 맞아 6.15를 만들어낸 모든 피스메이커들께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의 평화 정신을 다시 한번 가슴에 깊이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역사는 직진하지 않지만 결코 후퇴하지 않습니다. 강물이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평화의 길은 따로 없습니다. 평화가 곧 길입니다. 그것이 김대중 대통령의 6.15 정신이라 저는 굳게 믿습니다. 우리 모두 평화의 길을 여는 피스메이커가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