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초로 9,000선을 돌파하며 자본시장의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우리 핵심 산업의 경쟁력과 한국 경제의 활력을 보여준 긍정적 신호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역사상 최고’라는 화려한 수치와 달리 서민들이 체감하는 온도는 여전히 차갑습니다. 이번 증시 활황은 특정 대형 반도체 주에만 집중된 극단적 쏠림의 결과입니다.
대다수 중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은 오히려 하락해 시장에서는 “지수는 폭등하는데 내 계좌는 반토막이 났다”는 한숨이 터져 나옵니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장기화로 한계에 다다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코스피 9,000은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입니다.
민생의 또 다른 축인 노동자들 역시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최저임금 심의에서 노동계는 4년 째 폭등한 물가를 반영해 시급 12,000원 안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경영계는 경제 지표를 핑계로 또다시 노동자의 희생만을 요구합니다.
정부와 경영계는 어려움을 핑계로 소상공인과 노동자, ‘을들의 반목’을 조장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이번에도 도급제 최저임금 도입이 부결되면서, 870만 명에 달하는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방치되었습니다. 여기에 업종별 차등 적용까지 전면에 내세우며 현장의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거시경제 지표가 아무리 호전되더라도 서민의 지갑이 비어 있고 취약계층이 고통받는다면, 그것은 결코 성공한 경제 정책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일수록 정부 정책의 시선은 가장 낮은 곳을 향해야 합니다. 경기 변동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는 저소득층, 고령층, 청년 세대를 향한 세심한 정책이 시급합니다. 정부는 자본시장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성장의 온기가 소외된 민생 현장 구석구석까지 닿을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