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이사 선임부터 허위조작정보 규제까지, 정권 비판을 겨냥한 ‘관치방송·관치검열’이 본격 가동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어제(6일) 전체회의를 열어 KBS 이사 4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8명과 EBS 이사 8명을 오는 10일자로 임명했다.
이는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이 수적 우위로 강행 처리한 '방송3법' 개정 이후 첫 임명·제청이다. 방미통위는 개정법 시행 이전에 임명된 기존 이사들의 직무가 종료된다는 법령해석을 재확인하며, 임기가 남은 이사들을 밀어내는 것까지 쐐기를 박았다.
애초 출발선부터 답은 정해져 있었다.
방미통위는 지난 5월 29일 전체회의에서 공영방송 이사 추천단체 15개를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KBS와 방문진의 변호사단체 몫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EBS의 교육단체 몫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심사위원회의 심사는 5월 27일부터 28일까지 단 이틀간 진행됐고, 방미통위는 그 다음 날 곧바로 추천단체를 최종 확정했다.
이것이 김종철 위원장이 말한 "엄격한 심사"의 실체다. 처음부터 답을 정해놓고 겉으로만 절차를 갖춘 졸속 '심사 쇼'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사 명단을 들여다보면 문제는 더 분명해진다. 민주당이 공개한 민주당 추천 몫 후보들은 임명·제청 절차가 시작되기도 전에 결격사유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창현 KBS 이사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중앙선대위 산하 '잘사니즘위원회' 수석부위원장과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 TF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이력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김한나 EBS 이사 후보는 이재명 대선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브리핑을 진행해왔고, 이후 국정기획위 교육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현행 방송법 제48조는 대선에서 자문·고문 역할을 하거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사람은 그 신분을 상실한 날부터 3년이 지나야 공영방송 이사가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 추천 이사 후보들이 결격사유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벌써 세 번째 이사 지명으로 '1회 연임' 규정 위반 논란에 휩싸인 류일형 KBS 이사 후보 건까지 더해져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 스스로 "추가로 논의하겠다"고 한발 물러선 상황이다.
한마디로, 이사 후보 명단부터 완전히 엉터리다. 공영방송 이사로 추천하겠다고 내놓은 후보 명단이 정작 결격사유 조항조차 통과하지 못할 위기에 처해있다. 입맛에 맞는 인사를 챙겨 앉히는 데만 급급했지, 최소한의 검증조차 부족했다는 뜻이다. 이런 명단을 내놓고 민주당은 '공영방송의 독립'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방송3법을 강행 처리할 때부터 우리 당이 경고했던 시나리오가 지금 그대로 현실이 되고 있다.
'추천 주체 다양화'라는 그럴듯한 간판으로 관련 법 개정을 밀어붙이고, 정권과 코드가 맞는 추천단체를 지정한 뒤, 결격 사유도 제대로 따지지 않은 정권 우호 인사들을 공영방송 이사 후보로 올리는 것까지 진행됐다. 너무나 예상대로 흘러가 오히려 할 말을 잃을 지경이다.
이제 그 다음 단계가 무엇일지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이전 사장을 내쫓고, 코드 인사가 공영방송의 새 사장 자리에 앉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오늘(7일)부터는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하면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과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됐다.
문제는 이 법이 '허위조작정보'의 정의부터 모호한 데다, 무엇이 허위인지 여부를 정부 지원을 받는 민간 '사실확인단체'가 사실상 판별하는 구조라는 데 있다. 정권 비판에는 '가짜' 낙인을 찍고, 자기 진영의 선동에는 면죄부를 주는 관치검열로 흐를 위험이 크다. 시행 전부터 '국민 입틀막법'이라는 우려가 쏟아지던 이유다.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방송3법 개정과 공영방송 이사 추천 과정을 지켜본 국민이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사실확인단체 역시 그 나물에 그 밥, 정권과 코드가 맞는 편향된 단체들로 채워져 국민의 입을 검열하는 검열 기구로 전락할 것임을 말이다.
이에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강력히 요구한다.
방미통위는 결격사유 논란이 제기된 인사에 대한 임명 제청 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정부와 민주당은 공영방송을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려는 시도를 즉각 멈춰라. 아울러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고 위헌 논란에 휩싸인 정보통신망법 전면 재검토에 적극 협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