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통령의 수석비서관 회의 발언 이후, 지방교부세 제도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바쁘다. 역시 전광석화다. 현행 지방교부세법의 제1조에 따르면 지방교부세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교부하여 그 재정을 조정함으로써 지방행정을 건전하게 발전시키도록 함을 목적"으로 한다. 29일 행정자치부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인센티브와 패널티를 강화한 자체노력 항목을 반영한 보통교부세 개정방안을 내놓았다.
이쯤에서 의아하다. 상기한 지방교부세법에 따르면, 보통교부세는 ‘해마다 기준재정수입액이 기준재정수요액에 못 미치는 지방자치단체에 그 미달액을 기초로 교부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즉 현재와 같이 국세와 지방세의 비중이 8:2인 불균형 상황에서 지방정부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행정비용을 채워주는 것이 보통교부세의 기능이다. 그래서 교부세는 형식적으로 국세를 통한 배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지방정부에 귀속되는 세원으로 인정된다. 지방정부의 재정건전성을 따지는 지표인 ‘재정자주도'에 교부세가 포함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이렇게 필수 비용에 대한 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보통교부세를 지방재정 건전화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니 의아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원래 없었던 ‘자체노력 반영’이라는 근거 역시,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에 개정되면서 산입된 제한된 조치일 뿐이다. 현재 지방재정의 위기가 이명박-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는 감세정책의 결과이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차라리 별도 재원을 통해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향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지방정부 입장에서 사실상 주민세를 인상하라는 권고로 받아들이는 것은 자연스럽다. 실제로 행자부가 내놓은 설명자료를 보면, 동일한 조건의 지방정부의 경우 주민세를 5,000원 징수하는 곳의 경우에는 주민세로 걷어 들이는 돈보다 자체노력이 반영된 패널티가 더욱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기초수입 50백만원, 패널티 -87백만원). 사실상 벌금과 같아지는 효과다. 결국 감세는 중앙정부가 하고 증세는 지방정부더러 하라 요구하는 셈이다.
노동당의 입장에선 이와 함께 발표된 지방공기업 파산제 도입에 대해서 특히 주목하고자 한다. 행자부가 언급한 ‘지방공기업 부채를 매년 10%포인트 감축해 2017년까지 120%까지 조정하고 도시철도, 상하수도는 경영 개선을 통해 구조적 적자요인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알다시피 지방공기업이 담당하는 행정서비스는 시민 생활에 필수적인 공공서비스다. 결국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가이드라인은 공사 내부적으로는 ‘구조조정'을 불러오고, 외부적으로는 공공요금 인상으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 이럴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인상된 주민세와 공공요금을 부담하게 되는 셈이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지적해왔듯이 어려운 지방재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것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실시한 비정상적인 부자감세, 지방세 감세를 복원하는 것이다. 항아리의 밑둥을 깨뜨려 놓고 계속 물을 길어 채워봤자 고달픈 것은 노동자 서민들 밖에 없다. 참, 국민을 피곤하게 만드는 정부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