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자의 세 부담을 헤아리지 못한 부동산 세제, 오히려 주식시장에 불안정성을 불러온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이나 청년과 개미 투자자들의 자산 형성 기회를 오히려 제약할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한 ISA 관련 정책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노동존중'을 주요 국정 기조로 내세우면서도 메가특구 내 주 52시간제 제한 완화와 노동 규제 유연화를 추진하는 모습은, 정부의 약속과 실제 정책 사이의 불일치를 보여주며 현장에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국가 정책의 중요한 두 개의 기둥은 바로 '국정기조와의 명확한 일치'와 '현장 수용성'입니다. 내세운 국정기조와 거꾸로 가는 정책, 현실과 결합하지 못하는 정책은 아무리 취지가 정당하더라도 본래 의도와 다른 역효과와 국민적 불신을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관련 세제·금융 정책들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한 것 역시 최근의 정책들이 국정기조와 현장의 목소리와 동떨어져 있었음을 인정하고 바로잡기 위한 조치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논란이 생긴 특정 조항 몇 가지를 부분적으로 수정하는 임시 대처만으로 정책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정책발표에 이어 후퇴와 재검토가 반복되는 상황을 볼 때, 문제의 본질은 개별 조항의 결함이라기보다 정책이 입안되고 검증되는 시스템 자체의 문제로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필요한 태도는 정책 입안과 사전 검증 과정 전반을 근본적으로 돌아보는 것입니다.
정책라인의 인적구성과 입안 과정에 문제는 없는지 냉정하게 점검해야 합니다. 성과주의 마인드와 성급한 정책 출시를 삼가고, 형식적 절차로서의 의견 수렴을 넘어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들의 지적을 진지하게 경청해야 합니다. 그리고 여야를 막론한 사전 논의와 협의를 대폭 강화해야 합니다.
진보당은 초과세수 활용 논의를 위한 '100조위원회' 구상을 비롯하여 불평등 해소를 위한 다양한 민생정책을 선제적으로 제안해 온 바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진보야당이 제시하는 대안에 귀를 기울이고, 정부 정책 입안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인 정책 협의에 나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