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 발전소 1호기는 올해 가동 38년째다. 2007년 설계수명(30년)이 만료됐지만 2008년 다시 운영 승인을 받아 가동 수명이 10년 연장되었다. 2017년 고리 1호기의 운전연장이 마감되기 최소 2년 전 ‘재연장’ 신청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안 그래도 갑상선암 발병, 방사능 유출 등 ‘원전 가마솥’을 껴안고 사는 부산 기장 고리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그런데 핵발전소로 불안한 주민들에게 한술 더 떠 ‘원전 물’까지 마시라고 한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해수 담수화 물이 일반 정수장 물보다 영양과 맛이 좋다’며 담수화 물을 공급하려고 하고 있다. 물 부족 지역도 아닌데 정수장 수돗물보다 더 비싼 해수담수를 공급하려는 이유는 뭘까?
기장군 대변리에는 고리 원전에서 12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세계 최대의 ‘해수담수화’ 시설이 있다. 정부(823억 원), 두산중공업(706억 원), 부산시(425억 원)가 참여한 이 시설을 이용해 기장 주민들에게 상수도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그러나 원전 주변 빗물에는 상당수의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되며, 해수담수화 방식으로는 삼중수소가 걸러지지 않는다. 이에 기장 주민들은 ‘해수담수화 반대 주민대책위’를 결성하고 반대운동에 나섰다. 어처구니없게도 상수도사업본부는 주민 동의 없이 해운대구 송정 지역까지 급수 지역을 포함시켰다가 반대운동이 송정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관은 밀어붙이기만 할 뿐이다.
이 사업의 배경에는 이명박 정부, 멀리는 노무현 정부까지 이어지는 ‘해수담수화 사업’을 포함한 플랜트 사업 육성 전략이 있다. 그런데 이 해수담수화 시설은 막대한 전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해수담수화 시설’이 세계적인 원전 밀집 지역인 부산 기장군에 들어선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는 ‘해수담수화 시설’을 결합한 ‘소규모 원자로’인 ‘일체형 원자로’(SMART) 사업을 추진 중이다. 결국 ‘원전 수출산업’을 위한 시험가동과 샘플채취가 부산 기장 주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 당장 부산시와 정부는 ‘해수담수화’ 상수도 사업을 중단하라. 또한, 이렇게 얼토당토 않은 사업이 왜 추진되었는지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