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남아 있는 공공기관 350여 곳이 2차 지방이전 검토 대상에 올랐습니다. 이르면 이달 말 윤곽이 나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떤 기준으로 어디에 보내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알려진 것이라고는 "서울에 남는 것은 제로에 도전하라"는 대통령 지시뿐입니다.
금융감독원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까지 대상에 올랐습니다. 금융회사 본점의 92%, 현장검사 대상의 88%가 수도권에 있습니다. 감독할 회사도, 자금을 대야 할 기업도 전부 서울에 있는데 감독기관과 정책금융기관만 유배 보내겠다는 것입니다. 인허가와 현장검사 때마다 직원들은 다시 서울로 역출장을 다녀야 합니다. 그 비용은 결국 금융회사를 거쳐 대출금리와 수수료로 국민에게 돌아옵니다.
1차 이전이 이미 답을 보여줬습니다. 기혼 직원의 가족 동반 이주율은 60%에 그쳤고, 경북과 충북은 40%에도 못 미쳤습니다. 열 명 중 넷은 가족을 두고 혼자 내려갔다는 뜻입니다. 10조 원이 넘게 들어갔지만 사람은 정착하지 못했고, 주말이면 텅 비는 도시만 남았습니다. 그 검증을 건너뛴 채 이번에는 더 큰 규모로 밀어붙이겠다고 합니다.
정작 짐을 싸야 할 사람들은 자기 직장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릅니다. 국책은행 노조는 결의대회를 열었고 9월 총파업까지 예고했습니다. 민주당 김현정 의원마저 그 집회에 나가 노조와 함께하겠다고 했습니다. 여당 의원조차 등을 돌린 정책을 정부만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선정 기준부터 공개하십시오. 기관이 제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따지고,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할 사람들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지 답을 내놓은 뒤에 움직이십시오. 균형발전은 사람을 갈라놓고 얻는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