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인물’ 신영철 대법관이 퇴임한다. 그는 서울중앙지법원장 시절 촛불시위가 뜨겁던 시기, 야간 옥외집회 위헌심판 판결이 나기 전에 촛불집회 관련 재판을 시급하게 진행하도록 부추겼다. 또한 얼마 전에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를 축소·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판결을 내렸다. 어찌되었든 끝까지 문제를 일으키는 인물이 퇴임한다니 다행스럽기 그지없다
그런데 또 그 자리를 ‘문제적 인물’이 차지하려고 한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검사장 출신의 박상옥 후보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 것이다. 안 그래도 대법관 자리가 서울대, 50대, 법대, 판검사 출신들의 전유물이 되면서 소수자와 약자를 배려하는 다양한 의견들이 판결에 반영될 수 있는 통로가 막혀 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 인물을 임명 제청한 것이다. 문제가 그뿐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박상옥 대법관 후보는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1,2차 수사팀에서 활동했다. 검찰은 당시 범인 3명이 더 있는 것을 알면서도 축소·은폐한 바 있다. 또한 1992년 무고한 시민을 물고문한 경찰관에 대해 ‘봐주기 부실 수사’ 의혹까지 제기되었다.
전임 대법관과 신임 대법관 후보가 모두 ‘축소·은폐’와 밀접한 걸 보면 참으로 대법관 자리가 ‘문제적 인물’의 집합소인가 보다. 법치와 인권의 마지막 보루이어야 할 대법원을 이렇게 망칠 수는 없다. 박근혜 대통령과 양승태 대법원장은 박상옥 대법관 후보 임명을 철회하고, 시대의 요구를 담아낼 수 있는 중립적이고 인권친화적인 대법관을 임명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