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주금공 원금상환유예 승인 3만 3,128건으로 1년 새 58.4% 급증 - 유예 원금도 1,813억 원으로 역대 최대 - 김재섭 의원 “정책대출 조이면서 실수요자 부담만 커져, 정책 실패 청구서 서민에게 돌아가”
국민의힘 김재섭 국회의원(서울 도봉갑)이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책성 주택담보대출의 원금상환유예 승인 건수가 3만3,128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주금공은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적격대출 등 정책성 대출 차주가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을 경우 일정 기간 원금 상환을 유예하고 이자만 납부할 수 있도록 원금상환유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원금상환유예 승인 건수는 3만3,128건으로 2023년 1만2,649건, 2024년 2만911건에서 크게 증가했다. 2024년과 비교하면 1년 만에 58.4% 늘어난 수치다. 유예된 원금도 빠르게 증가했다. 2023년 802억 6,000만 원에서 2024년 1,295억 4,000만 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813억 6,000만 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증가세가 더욱 뚜렷했다. 6월 1,373건이었던 승인 건수는 7월 2,444건, 8월 3,507건으로 늘었고 12월에는 4,749건까지 증가했다. 정책대출 차주가 기존 대출의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자 원금상환유예를 신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금공은 지난해 다자녀·소상공인 관련 유예 요건이 신설되고 일부 기준이 완화된 점도 승인 건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신청 사유를 보면 실직·폐업이 51.5%로 가장 많았다. 다자녀 가구가 18.2%, 이혼·가족 사망·재난·의료비 지출 등을 포함한 기타 사유가 14.5%로 뒤를 이었다. 출산 7.8%, 소득감소 4.3%, 소상공인 2.7% 순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원금상환유예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승인 건수는 1만 4,364건, 유예된 원금은 810억 8,000만 원이었다. 해당 차주들의 전체 대출 잔액은 2조 3,10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정책대출의 원금조차 상환하기 어려운 차주가 늘고 서민들의 상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금융당국은 정책대출 공급을 줄이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올해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전체 가계대출 가운데 정책대출 비중을 현재 30% 수준에서 20%까지 단계적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최근 무주택 청년을 위한 정책 모기지 상품을 마련하는 등 일부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정책대출 공급을 관리하는 큰 방향은 유지될 전망이다.
정책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다. 주금공 보금자리론 금리는 시장금리 인상 등을 이유로 올해 들어 5차례, 총 1.25%포인트 인상됐으며 현재 상단이 5%대에 이르고 있다.
김재섭 의원은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정책대출을 조이면서 투기 수요가 아닌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정책 실패의 청구서가 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정책대출은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마련된 제도인 만큼 공급 규모를 줄이는 데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며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을 지키면서 상환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서민 차주를 보호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