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재섭 국회의원은 8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장연을 향한 비판을 넘어선 비난의 글을 올렸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장애인의 권리 요구에 붙일 말이 정말 '갈취, 공갈, 테러집단' 밖에 없었습니까?
국회의원이라면 먼저 물었어야 합니다. 왜 장애인들이 수십 년 동안 거리와 지하철에서 이동권을 외쳐야 했는지, 왜 지금까지도 같은 요구가 반복되고 있는지 말입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을 만들고 예산을 마련하는 것이 국회의원이 해야 할 일입니다. 해결할 권한과 책임을 가진 국회의원이 해결되지 않은 문제의 당사자를 향해 ‘시민을 볼모로 잡았다’고 손가락질하는 것은, 오히려 시민의 불편을 볼모로 자신의 정치적 책임을 숨기는 일입니다. 더구나 김재섭 의원의 주장은 사실관계마저 왜곡했습니다. 전장연이 요구한 2조 6천억 원은 전장연이라는 특정 단체에 지급하라는 돈이 아닙니다. 활동지원, 이동권, 자립생활, 평생교육 등 전국 장애인의 삶과 권리를 위한 국가 예산의 증액 요구입니다. 이를 마치 특정 단체가 2조 6천억 원을 받아내려는 것처럼 ‘갈취’, ‘특정 단체의 배를 불리는 일’이라고 표현한 것은 명백한 왜곡이며 장애인의 권리 요구에 대한 모독입니다.
정부가 전장연의 2조 6천억 원 요구를 수용했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전장연의 시위 중단은 서울시의회에서 장애인 이동권과 노동권 관련 조례를 추진하기로 한 것과 관련된 사안입니다. 서로 다른 사안을 한데 묶어 마치 정부가 불법시위에 굴복해 거액의 예산을 내준 것처럼 호도해서는 안 됩니다.
급기야 전장연을 ‘테러집단’에 빗댔습니다. 시위와 테러는 법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대한민국의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이 차이를 모르는 것입니까. 아니면 알고도 정치적 분노와 혐오를 극대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런 표현을 선택한 것입니까.
김재섭 의원에게 묻습니다. 장애인이 이동권을 보장해 달라고 거리와 지하철에서 외쳐야 하는 현실을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 요구를 혐오의 언어로 공격할 것이라면 도대체 왜 국회의원을 합니까?
김재섭 의원은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장애인과 장애인단체를 갈취, 공갈, 테러집단에 빗댄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