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 ‘신기루’에 취한 사상 최대 확장재정, 서민경제엔 독배(毒杯)로 돌아올 수 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 논평]
보도일
2026.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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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확정한 내년도 예산안을 오늘 국회에 제출합니다. 총지출 820조9,000억 원, 올해보다 12.8%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의 확장재정입니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 서민과 중소기업이 서 있는 곳은 물 들어온 포구가 아니라, 물가와 빚에 발이 잠기는 진흙탕입니다.
8월 소비자물가는 3.1%로 두 달 만에 다시 3%대에 올라섰습니다. 통신요금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쳤지만, 근원물가도 3.4%까지 오르며 물가의 기조적 상승 압력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습니다. 한국은행은 이미 물가 확산을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을 강조하며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해 3%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실물경제의 체력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국내 은행 부실채권은 18조9,000억 원으로 2018년 6월 이후 8년 만에 최대 수준입니다. 이 중 기업대출 부실이 15조2,000억 원으로 전체의 약 80%를 차지합니다.
특히 2분기 새로 발생한 기업대출 부실채권 5조7,000억 원 가운데 중소기업 부실이 4조5,000억 원으로 약 79%에 달했습니다. 중소기업 신규 부실은 불과 한 분기 만에 3조3,000억 원에서 4조5,000억 원으로 뛰었습니다. 은행들이 6조1,000억 원의 부실채권을 정리했는데도 신규 부실채권이 7조2,000억 원 발생했습니다. 부실을 걷어내는 속도보다 새로 쌓이는 속도가 더 빠른 것입니다.
물가는 들썩이고 중소기업의 체력은 바닥을 드러내는 이 와중에, 정부는 오히려 재정의 문을 더 활짝 열었습니다. 물가에 짓눌린 가계와 빚에 짓눌린 중소기업에게 추가적인 물가 압력과 시장금리 상승 위험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겠다며 브레이크를 밟는데 정부가 반대편에서 액셀을 밟는다면, 정책의 엇박자로 인한 부담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더욱이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급증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수를 전제로 지출 규모부터 크게 늘려 놓았다가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미래 세대와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이라는 ‘신기루’에 취한 안이한 인식에서 벗어나, 중소기업과 서민을 위한 실질적인 민생·금융안정 대책부터 내놓아야 합니다.
민주당은 이번 예산을 대한민국의 ‘대도약’을 위한 투자라고 자평했습니다. 대통령도 국민 삶의 변화를 이끄는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물가에 발이 묶이고 빚에 발목 잡힌 국민 눈에는, 그 ‘대도약’이 딴 세상 이야기로만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이번 정기국회 예산 심사에서 정부가 내세운 세수 전망의 근거와 지속 가능성, 그리고 대규모 재정 확대가 물가와 금리, 국가채무에 미칠 영향을 낱낱이 검증하겠습니다.
‘대도약’이라는 이름의 날개가 정작 서민과 중소기업의 날개부터 꺾는 것은 아닌지, 국회 심사 과정에서 끝까지 확인하고 바로잡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