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초생활수급자 등 23만7천명 채권 2조2,583억원 소각…1인당 평균 953만원 ▶ 11.7조 채권 먼저 사고 추심 중단…상환능력 검증체계는 뒤늦게 마련 ▶ 배준영 의원, “성실하게 빚 갚아온 국민 바보로 만드는 제도가 되어서는 안 돼”
□ 이재명 정부가 장기연체자의 빚을 소각·감면하기 위해 출범시킨 새도약기금이 올해 7월 기준 95만7천명, 11조7천억원 규모의 장기연체채권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 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배준영 의원(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이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새도약기금이 출범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 말까지 매입한 장기연체채권은 총 11조7천억원, 차주는 95만7천명으로 집계됐다.
□ 이 가운데 새도약기금은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연금수급자, 보훈대상자 중 생활조정수당·생계지원금 수급자 등 상환능력 심사를 생략할 수 있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우선 채권 소각을 실시했다.
□ 지난해 12월 1차 소각에서는 6만7천명의 채권 1조1,305억원을 소각했으며, 올해 3월 2차 소각에서는 13만3천명·6,286억원, 6월 3차 소각에서는 6만9천명·4,992억원을 각각 소각했다.
□ 이에 따라 올해 7월 말까지 소각된 채권은 총 2조2,583억원이다. 차수별 소각 인원은 26만9천명이며, 중복 인원을 제외하면 실제 소각 대상자는 23만7천명이다. 1인당 평균 소각액은 약 953만원으로 파악됐다.
□ 이는 국회연구조정협의회가 지난 5월 발표한 ‘포용적 금융 등 금융개혁 방안’ 연구에서 지적한 내용과 비교된다. 당시 협의회는 새도약기금의 채권 매입액이 목표액 16조4천억원의 50.3%에 그쳤고, 매입액 대비 소각액 비율도 21.3%에 불과하다며 금융회사와의 협약 확대 등을 주문했다. 당시 협약을 체결한 금융회사도 신용회복지원협약 금융회사의 38% 수준이었다.
□ 이후 3차 소각까지 진행되면서 소각액은 당시 1조7,591억원에서 2조2,583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매입액도 8조2,503억원에서 11조7천억원으로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매입액 대비 소각액 비율은 21.3%에서 19.3%로 오히려 2%p 낮아졌다.
□ 특히 새도약기금은 지난해 10월부터 장기연체채권을 매입해 매입 즉시 추심을 중단해 왔지만, 채무자의 동의 없이 금융자산·가상자산 등 정보를 확인해 본격적인 상환능력 심사를 할 수 있도록 한 신용정보법은 올해 8월에야 시행됐다. 이에 따라 채권 매입은 먼저 속도를 낸 반면, 정작 상환능력을 면밀히 검증할 제도적 기반 마련은 뒤늦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 연령별로 살펴보면 차수별 누적 소각 인원 26만9천명 가운데 60대가 10만5천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 7만2천명, 70대 이상 6만5천명, 40대 2만4천명, 30대 3천명 순이었다.
□ 50대 이상 소각 인원은 총 24만2천명으로 차수별 누적 인원의 약 90%를 차지했다. 반면 20대 소각 인원은 없었으며 30대도 3천명에 그쳤다.
□ 지역별로는 경기가 5만5천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4만6천명, 부산 2만4천명, 경남 1만8천명, 인천 1만7천명, 대구·경북 각각 1만4천명 순이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소각 인원은 총 11만8천명으로 전체 차수별 누적 인원의 43.9%를 차지했다.
□ 배준영 의원은 “이 정도 규모의 빚 탕감 정책이라면 국민 세금이 누구의 빚을, 어떤 기준으로 대신 갚아주고 있는지부터 철저히 따져야 한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다시 일어설 기회를 주는 것은 필요하지만,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제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 배 의원은 또 “11조7천억원 규모의 채권을 먼저 사들여 추심부터 중단해놓고, 금융자산과 가상자산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본격적인 상환능력 심사체계는 뒤늦게 갖췄다”며 “빚 탕감 정책일수록 지원 대상부터 엄격하게 가려내는 것이 순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