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신간 7만4,654종 중 1만7,057종만 등록…등록률 22.85% -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50종 중 27종 미등록…판매 2위 양귀자 작가의 『모순』도 빠져 - 출판사가 직접 입력해야 하는데 법정 전송의무 없어…영화·공연 전산망과 대조 - 누적 메타데이터 67만건인데 유통사 전송 완료 4만6천건…단순 비교 6.9%
책의 출간·유통정보를 한데 모으겠다며 130억원 넘는 예산을 들여 구축·운영해온 출판유통통합전산망에 지난해 나온 신간 4권 중 3권은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문고 연간 베스트셀러 상위 50종 가운데 절반 이상도 전산망에서 빠져 있었다.
출판사가 직접 도서정보를 입력해야 하지만 이를 의무화한 제도는 없어, 전산망이 출판유통 정보를 충분히 담지 못하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서울 강동구갑)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국내에서 발행된 신간 7만4,654종 가운데 출판유통통합전산망에 등록된 책은 1만7,057종, 22.85%에 그쳤다. 나머지 5만7,597종(77.15%)은 전산망에 등록되지 않았다.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은 출판사가 ISBN·저자·가격 등 도서정보를 입력하면 유통사와 서점이 이를 받아 상품 등록과 도서 검색·판매페이지 구성 등에 활용하고, 주요 서점의 판매자료를 수집해 출판·유통 통계를 제공하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2018년 구축을 시작해 2021년 9월 정식 개통했다. 2018년부터 2025년까지 117억9,100만원이 집행됐고 올해 16억원이 편성돼 지금까지 투입된 전체 예산 규모는 133억9,100만원이다. <표 1>
등록률은 매년 오르고 있지만 등록 실적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2021년 5.54%에서 2022년 9.45%, 2023년 14.94%, 2024년 18.98%, 지난해 22.85%까지 상승했다. 4년 만에 4배 넘게 높아졌지만 여전히 그해 발행되는 신간 4권 중 1권도 담지 못한 셈이다. <표 2>
독자들이 많이 찾는 책도 예외가 아니었다. 교보문고 기준 지난해 연간 베스트셀러 상위 50종 가운데 전산망에 등록된 책은 23종에 그쳤고 27종(54%)은 미등록 상태였다. 연간 판매순위 2위였던 양귀자 작가의 『모순』도 전산망에 등록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출간되는 책의 정보를 한데 모아 유통사와 서점에 제공하겠다는 전산망이지만, 실제 유통사로 전송된 도서는 많지 않았다. 올해 8월 기준 누적 메타데이터는 67만3,739건인 반면, 교보문고·예스24 등 외부 유통사로 전송을 완료한 도서는 4만6,278건이었다. 두 수치를 단순 비교하면 6.9% 수준이다. <표 3>
문제는 정보를 모으는 방식에 있다. 출판사는 기존 SCM이나 자체 관리시스템에 입력한 도서정보를 출판유통통합전산망에 다시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고 있다. 진흥원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시한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도 출판사들은 이 같은 ‘중복 입력’ 부담을 주요 불편사항으로 꼽았다.
영화·공연 분야의 통합전산망과도 차이가 난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은 영화관의 가입과 발권정보 전송을 의무화하고 있고, 공연예술통합전산망도 공연장과 예매처 등이 공연·예매정보를 전송하도록 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관련 정보가 전산망에 축적돼 산업 통계와 현황 파악에 활용되는 것이다. 반면 출판유통통합전산망에는 출판사의 메타데이터 등록·전송을 의무화한 법정 체계가 없다. 등록·연계되지 않은 도서는 전산망에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다. <표 4>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은 출판사와 유통사·서점 사이의 도서정보 공유 기능과 함께, 주요 유통채널의 판매자료를 모아 국내 종이책 판매 추이와 시장 규모를 가늠하는 통계 기능도 맡고 있다.
그러나 쿠팡을 통한 도서 판매 실적은 전산망 통계에 아예 잡히지 않는다. 쿠팡은 2024년 전산망 메타데이터 제공을 요청했고, 진흥원이 판매데이터 제공 가능 여부를 함께 물은 데 대해 제공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같은 해 3월 운영위원회는 대형 이커머스 업체의 시장 영향 우려 등을 이유로 연계안을 부결했다. 진흥원도 쿠팡 참여가 판매통계의 포괄성을 높이는 데 필요하다고 밝혔으나 연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출판유통통합전산망 통계만으로는 국내에서 책이 1년에 실제 몇 권, 얼마어치 팔리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전산망의 대표성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진선미 의원은 “130억원대 예산이 들어간 전산망에 신간 4권 중 3권이 빠지고 주요 유통채널의 판매실적도 담기지 않는다면, 출판유통 현장을 제대로 파악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는 출판사의 중복입력을 줄여 기존 시스템과의 연계를 확대하고, 전산망이 출판 현장을 충실히 담아낼 수 있도록 운영방식을 전면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하 생략 ※ 첨부파일 참조
첨부파일
260921_진선미 의원_134억 들인 출판유통통합전산망, 지난해 베스트셀러 50종 중 23종만 등록…‘반쪽짜리’.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