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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국회의원 보도자료

    장애인 활동지원 예산으로 산 것 … 가전제품과 영양제

    • 보도일
      2026. 9. 29.
    • 구분
      국회의원
    • 기관명
      서미화 국회의원
- 2025년 개인예산제 시범사업, 건강지원 예산의 89.5%가 유산균·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 3회 이상 반복 구매 94명, 1인 최대 536만원
- '자산취득성 물품 원칙 금지'에도 2026년 상급지원위원회 심의 62건 중 불가는 1건(1.6%)뿐… 의원실 분석 결과 심의 이용계획 배정액의 43.4%가 가전·전자기기·차량 등 자산취득성 물품
- 필요에 따라 차등 책정되는 사회보장급여가 시장 구매력 격차로 이어지는 셈
- 서미화 의원 "공적 급여가 시장 구매력 차이로 이어지는 상황 매우 부적절… 별도 재정으로 추가 예산 지원하는 구조로 재설계해야"

 장애인이 활동지원 등 돌봄 서비스 급여의 일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한 ‘장애인 개인예산제’가 실제로는 영양제와 생활가전을 사는 창구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선택권을 넓히겠다는 제도가 정작 돌봄 시간을 깎아 물건을 사는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개인예산제는 활동지원·발달장애인 주간활동·방과후활동·발달재활서비스 4개 바우처 급여의 최대 20%를 개인예산으로 전환해, 본인이 세운 이용계획에 따라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제도다. 이용계획은 시군구가 적절성을 판단해 합의하며, 고도의 판단이 필요하면 보건복지부·한국장애인개발원·전문가로 구성된 상급지원위원회가 심의한다. 2024년 시범사업을 시작해 올해 3차년도(33개 시군구, 7월 기준 917명)를 맞았고, 2027년 이후 본사업 전환이 준비되고 있다.
 장애계는 공약 발표 당시부터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에 불과한 미봉책이 아닌 획기적 예산 확대를 통한 서비스 총량 확보가 먼저”라고 반박해왔고, 최근 2년간 국정감사에서도 실효성 문제가 제기됐다. 그러나 마땅한 개선방안 없이 본사업 전환이 논의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보건복지위원회, 비례대표)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년 지출 세부내역을 분석한 결과, ‘기타 건강지원 제품’(1억 2,740만원)의 89.5%(1억 1,406만원)가 유산균·비타민·루테인 등 건강기능식품 구매에 쓰였다. ‘일상생활 용품 지원’(1억 4,859만원)은 기저귀 등 위생용품 35.8%, 단백질음료·죽 등 유동식 23.0%에 이어 믹서기·로봇청소기 등 생활가전이 22.8%였고, ‘주거지원 물품’(9,469만원)은 84.5%(7,996만원)가 제습기·공기청정기·에어컨 등 생활가전 구입에 쓰였다. 세 항목에서만 3억 7,068만원이 건강기능식품과 생활용품·가전제품 구매에 지출됐고, 1회 100만원 이상 지출도 주거지원 물품의 32.5%(최대 370만 2천원), 일상생활 용품 지원의 14.4%(최대 429만원)에 달했다.

 반복 구매도 확인됐다. 2025년 건강기능식품을 3회 이상 구매한 참여자는 94명이었고, 누적 금액이 가장 큰 1명은 7회에 걸쳐 536만원을 썼다. 올해도 7월까지 81명이 3회 이상 구매했다. 가전제품을 반복 구매한 참여자는 2025년 23명으로, 최다 지출자는 냉장고·정수기·로봇청소기·공기청정기·세탁기를 사는 데 680만원을 썼다

 복지부는 사업안내를 통해 가구·노트북 등 자산취득성 물품 구매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상급지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예외를 인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2026년 상급지원위원회 결정 62건 중 ‘불가’는 1건(1.6%)뿐이었고, 나머지는 ‘합의’ 6건, 계획 보완을 조건으로 승인하는 ‘조건부 합의’ 55건이었다. 가전제품이 포함된 안건 22건(35.5%)도 모두 조건부 합의로 처리됐다.

 서미화 의원실이 상급지원위원회 심의 이용계획서 46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항목별 배정액 1억 4,964만원의 43.4%(6,499만원)가 김치냉장고·세탁기 등 가전(1,671만원), 노트북·태블릿 등 전자기기(1,265만원), 운동기구·차량 등 사업 종료 후에도 남는 자산취득성 물품이었다. 치료·강습·돌봄 등 사람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15.4%에 그쳤다. 6건은 6개월 전환액 전부를 물품에 배정했고, 그중 1건은 559만 8천원 전액을 슬로프를 설치한 중고 자동차 구입에 배정했다.

 문제는 사회보장급여가 상품 구매의 재원으로 전환되는 구조가 시장 구매력 격차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개인예산의 기준이 되는 급여액은 서비스지원종합조사 같은 판정 절차에 따라 사람마다 차등 책정된다. 이 판정은 원래 그 사람에게 필요한 돌봄의 양을 정하기 위한 것이지, 시장에서 쓸 수 있는 돈의 크기를 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개인예산제를 거치면 급여가 큰 사람일수록 재화 구매에 쓸 수 있는 예산도 커진다. 필요에 따라 차등 책정된 공적 급여가 시장 구매력의 차이로 옮겨가는 구조인 셈이다.

 앞서 복지부는 개인예산제가 기존 공급체계에서 공급되지 않던 물품·서비스의 개별 구매를 가능하게 한 ‘수요 맞춤형 제도’라고 자평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수요’의 상당 부분이 생필품·가전제품이었다는 점은, 국가가 보장해야 할 기초적인 권리와 선택적 재화 구매의 자유가 경쟁하고 있는 현실을 비춘다.

 서미화 의원은 “당사자의 자기결정권과 서비스에서의 주도성 강화라는 목표 자체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사회보장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공적 급여가 시장 구매력의 차이로 이어지는 현재의 상황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 이어서 “나아가 장애인이 돌봄 서비스를 깎아 재화를 구매하게 하는 방식은, 장애인의 소득보장과 사회보장을 위한 국가 책임을 약화시키는 기제로 작동할 우려가 크다”며, “개인예산제가 최소한의 실효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별도의 재정을 마련하여 추가 예산을 지원하는 구조로 재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

※ 참고1 : 개인예산제 이용계획 심사 절차와 상급지원위원회
개인예산제 참여자는 복지전문기관과 함께 6개월 단위의 ‘개인예산 이용계획’을 수립하고, 시군구는 지원위원회를 구성하거나 직권으로 계획의 적절성을 판단해 서비스별로 ‘합의’(익월부터 사용 가능), ‘조건부 합의’(계획 수정·보완 후 재수립), ‘불가’로 결정. 자산취득성 물품처럼 고도의 판단이 필요한 계획은 사무국(한국장애인개발원)이 운영하는 상급지원위원회(보건복지부·한국장애인개발원·외부 전문가로 구성)에 상정해 개별 판단. 복지부 사업안내는 자산취득성 물품(가구, 노트북 등 전자제품) 구매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상급지원위원회 심의 결과를 반영해 지자체가 합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음.

※ 참고2 : 용어
‘가전제품’은 보건복지부가 2025년 시범사업 지출내역에서 분류한 항목명이며, ‘자산취득성 물품’은 복지부 사업안내상 원칙적 구매 금지 대상(가구·전자제품 등)을 가리키는 용어임. 서미화 의원실에서 분석 결과로 제시한 ‘자산취득성 물품’은 상급지원위원회 심의 이용계획서를 기준으로 가전·전자기기·운동기구·차량·주택개조·가구·악기 등 내용연수를 기준으로 장기간 사용가능한 물품을 의원실이 분류한 것으로, 복지부 분류와는 별개임.

[붙임1] 2025년도 시범사업 참여자 영역별 이용 결과
[붙임2] 2025년 시범사업 결과 중 “기타건강지원 제품”, “일상생활 용품지원”, “주거지원 물품” 등 상위 비중 항목의 상세분류별 금액·비중
[붙임3] 2025년 시범사업 결과 중“기타건강지원 제품”, “일상생활 용품지원”, “주거지원 물품” 항목에서 참여자별 1회 최대 구매액의 구간별 분포
[붙임4] 건강기능식품·가전제품 반복 구매 현황(2025년, 2026년 7월 기준)
[붙임5] 2026년 상급지원위원회 심의 결과 및 가전제품 포함 안건 처리 현황
[붙임6] 상급지원위원회 심의 이용계획 46건의 배정액 성격별·자산취득성 물품 유형별 분석(서미화 의원실)
[붙임7] 상급지원위원회 심의 이용계획 중 전액 물품 배정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