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식품부 “0.075㎡ 미준수 4번란은 축산법 위반, 1천만원 이하 과태료 대상”
- 축산법 시행령은 기존 농가에 ‘2025년 8월 31일까지’ 0.075㎡ 기준을 갖추도록 규정… 법령 개정 없이 2025년 9월 5일 공문으로 2027년 8월까지 과태료 유예
- 증축 신청농가 129곳 중 26곳은 지자체 조례 때문에 증축 자체가 불가능
- 2017년 30% 시설보조, 동물복지직불 약속… 직접보조는 2018년 한 차례, 직불은 2027년에야 첫 시범
- 신장식 의원“대통령령 기한은 그대로 두고 행정지침으로 처벌만 2년 미뤄… 농민을 법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둬”
농림축산식품부가 산란계 사육면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농가에 대해 현행법상 축산법 위반,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고 판단하면서도 관련 법령을 개정하지 않은 채 행정지침 공문으로 2027년 8월까지 과태료 부과를 유예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축산법 시행령」 부칙은 기존 산란계 사육업 허가 농가에 대해서도 2025년 8월 31일까지 개정된 케이지 면적기준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경과조치의 기한을 개정하지 않은 채 공문을 통해 2027년 8월 31일까지 농가의 자율적 입식관리 방식으로 기준을 적용하고, 기준 미준수에 따른 과태료 부과를 유예하기로 했다. 법령상 의무기한은 그대로 둔 채 과태료 부과와 점검 강화 시점만 사실상 2년 뒤로 미룬 것이다.
또 농식품부 조사 결과 사육밀도 개선 대상 농가는 641곳이며, 실제 시설개선을 신청한 농가 가운데 일부는 지자체의 가축사육제한 조례 때문에 축사 증축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장식 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조국혁신당)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2025년 9월 이후 마리당 0.075㎡의 사육면적 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난각에 사육환경번호 3번을 표시하면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4번을 표시하면 「축산법」 위반으로 1천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고 답했다.
○ 산란계 케이지 사육면적 기준 적용 방법 개선 안내 공문
농식품부는 관련 법령을 개정하여 별도의 유예기간을 신설한 것이 아니라, 2025년 9월 5일 「산란계 케이지 사육면적 기준 적용 방법 개선 안내」라는 행정지침을 공문으로 시행했다고 밝혔다.
공문에 따라 2027년 8월 31일까지 사육면적 기준 미준수 농가의 과태료 부과를 유예하고, 2027년 9월부터는 기준 준수 여부 점검을 확대하고 미준수 농가에 대한 행정처분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0.05㎡ 미만으로 사육하는 농가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농식품부가 과태료 부과 유예의 근거로 제시한 것은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제4항과 제8조제1항이다. 해당 조항은 각각 행정조사가 처벌보다 법령 준수를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두도록 하는 원칙과, 법령준수 실적, 자율적 준수 노력 등을 고려해 조사대상을 선정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그러나 두 조항 어디에도 시행령상 의무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을 일정 기간 일괄 유예할 수 있다는 규정은 없다.
○ 행정처분 유예 방식의 법적 근거
문제는 농가가 기준을 지키기 위해 시설을 증축하고 싶어도 제도적으로 증축할 수 없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 9월 17일 기준 산란계 케이지 지원사업 신청농가 129곳 가운데 26곳(20.2%)은 가축사육제한 조례로 증축이 불가능했다.
지역별로는 전북 11농가, 강원 7농가, 경북 3농가, 충남, 전남 각 2농가, 충북 1농가였다. 증축이 막힌 지역은 모두 14개 시·군으로 원주, 태백, 철원, 화천, 청주, 천안, 상주, 칠곡, 군산, 익산, 남원, 김제, 고창, 보성이다.
농식품부는 현재 기후부와 지방정부 등을 상대로 규제 완화를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 가축사육제한 규제 등으로 증축이 어려운 농장 현황
정부는 2017년 12월 「식품안전개선 종합대책」에서 사육환경 기준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전환농가의 축사시설 개선사업에 30% 보조 지원”, “동물복지인증 시 산란계 농가부터 3년간 동물복지인증직불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2018~2026년 산란계 축사시설 지원 실적을 보면 축사시설현대화사업으로 지원받은 산란계 농가는 총 234곳이었으며, 직접보조는 2018년 35농가에 지급된 97억4,400만원이 전부였다.
2019년 이후 직접보조 실적은 없었고, 시설지원은 융자와 이차보전 방식으로 운영됐다. 정부가 약속한 '30% 보조' 대신 농가가 갚아야 하는 저금리 대출로 지원 방식이 바뀐 것이다.
○ 2017년 종합대책 이후 산란계 축사시설 지원 실적
2017년 약속한 산란계 동물복지직불 역시 지금까지 한 번도 지급되지 않았다. 2027년 정부 예산안에 들어서야 산란계, 돼지 동물복지 인증농장을 대상으로 2027~2029년 시범사업을 위한 34억 3,300만 원이 처음 편성됐고, 이 가운데 산란계 몫은 25억 6,300만 원이다. "3년간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던 제도가 9년 만에 시범사업으로 첫발을 떼는 셈이다.
신장식 의원은 "법령을 그대로 둔 채 처벌만 유예하는 임시방편을 끝내야 한다"며 "법령상 사육면적 기준의 적용기한은 그대로 둔 채 행정지침으로 과태료 부과만 유예하는 것은 농가를 법적 불안정 상태에 놓이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조속히 생산자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시행령 등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법령상 의무와 실제 행정집행 간의 불일치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 의원은 "정부가 약속한 지원대책을 이행하고 실질적인 농가 피해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는 2017년 사육환경 기준 강화와 함께 시설개선 보조와 동물복지 직불제 등 농가 지원대책을 공식적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 정책으로 기존 시설의 경제적 가치가 감소하고 사육규모 축소가 불가피한 만큼, 당초 제시한 지원대책을 충실히 이행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실질적인 피해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규제를 강화하기 전에 농가가 법을 지킬 수 있는 여건부터 만들어야 한다"며 "사육면적을 확대하고 싶어도 가축사육제한구역, 건폐율, 주민 민원 등으로 증축 자체가 불가능한 농가가 상당수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새로운 기준 준수를 요구하려면 관계부처 및 지자체와 협의해 관련 규제를 개선하고, 농가가 실제로 시설을 신축, 증축할 수 있는 여건부터 마련해야 한다"며 "그래야 농가의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며, 안정적인 계란 생산기반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6년 10월 5일(월)
국회의원 신장식
이하 생략
※ 첨부파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