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전, 1년 중 최대 15분 사용량 기준으로 기본요금 부과…월평균 최대수요전력 기준 대비 일반용 7,924억원, 산업용 1조 1,700억원 더 걷어 - 15분은 1년(52만 5,600분)의 0.003%…설비 오작동·폭염 등 일시적 피크에도 1년 내내 요금 부담 - 메타 데이터센터, 가동 후 설계용량 도달까지 수년 소요, 가동 첫 해부터 설계용량 최대치로 기본요금 부과하는 현재 한전 기준은 과도 - 이 의원, “데이터센터도 전력 사용이 적은 초기에는 기본요금을 적게 부과해야
한국전력공사가 1년 중 단 한 번, 15분 동안 기록된 최대수요전력을 기준으로 기본요금을 부과하면서 기업과 자영업자 등 전기 사용자가 실제 사용 수준보다 과도한 기본요금을 부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행 한전 전기공급약관은 일반용·산업용 등 고객의 기본요금을 산정할 때 검침 당월을 포함한 직전 12개월 중 동·하계(12~2월, 7~9월)와 당월의 최대수요전력 가운데 가장 큰 값을 ‘요금적용전력’으로 삼는다. 최대수요전력은 15분 단위로 측정되기 때문에, 1년 중 단 15분 동안 전력 사용이 몰리면 이후 12개월 동안 그 수치를 기준으로 기본요금이 매겨지는 구조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종배 의원(충북 충주, 4선)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일반용 고객의 월평균 최대수요전력은 281.26kW로 연간 최대수요전력 평균(437.33kW)의 64.31%에 그쳤다. 월평균 최대수요전력을 기준으로 기본요금을 산정하면 1조 4,279억원이지만, 실제 부과된 기본요금은 2조 2,203억원으로 7,924억원이 더 많았다.
산업용 고객도 마찬가지다. 2025년 산업용 고객의 월평균 최대수요전력은 1,103.88kW로 연간 최대수요전력 평균(1,409.50kW)의 78.32% 수준이었다. 월평균 기준 추정 기본요금은 4조 2,267억원이지만 실제 기본요금은 5조 3,967억원으로 1조 1,700억원 차이가 났다.
일반용과 산업용을 합치면 월평균 기준 기본요금은 5조 6,546억원인 반면 실제 부과액은 7조 6,170억원으로, 1년 중 최대 15분 피크를 기준으로 삼은 탓에 지난 한 해에만 1조 9,624억원(34.7%)의 기본요금이 더 부과된 셈이다.
15분은 1년(8,760시간, 52만 5,600분)의 0.003%에 불과하다. 설비 오작동이나 폭염·한파 등으로 순간적으로 전력 사용이 치솟아도 이후 1년 내내 높은 기본요금을 내야 하고, 경기 침체로 가동률이 떨어진 기업도 과거 최대 가동 시점을 기준으로 요금을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 의원은 “전력에 여유가 있는 최대부하 외 시간대에 발생한 개별 기업의 피크는 전력계통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며 “요금적용전력 기준을 한 달 단위 등으로 완화하면 기본요금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기본요금의 문제는 AI 시대 전력 수요의 핵심인 데이터센터에서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데이터센터는 준공 직후부터 설계용량만큼 전력을 쓰는 것이 아니라, 서버 입주와 가동이 진행되면서 수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사용량이 늘어나는 ‘램프업(Ramp-up)’ 특성을 갖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타(Meta)가 공개한 지속가능성 자료에 따르면, 미국 아이오와주 알투나(Altoona)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은 2013년 400MWh에서 2014년 3만MWh, 2015년 17만 4천MWh, 2016년 34만 2천MWh로 늘었고, 2020년에야 98만MWh에 이르렀다. 2016년 사용량도 2020년의 35% 수준에 불과했다. 스웨덴 룰레오(Luleå) 데이터센터 역시 2012년 5천MWh에서 2016년 29만 5천MWh로 4년에 걸쳐 사용량이 증가했다.
그러나 국내 기본요금 체계는 이 같은 램프업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 한전 전기공급약관은 최대수요전력이 계약전력의 30%에 못 미치더라도 계약전력의 30%를 요금적용전력으로 삼는다.
2026년 기본요금 단가(kW당 7,380원)를 적용하면, 계약전력 1GW 데이터센터가 가동 1년차에 100MW만 사용하더라도 300MW 기준으로 연 265억 7천만원의 기본요금이 부과된다.
실사용량 기준(88억 6천만원)보다 177억 1천만원 많은 금액으로, 전력기반기금과 부가가치세까지 더하면 쓰지도 않은 전력에 약 200억원을 더 내는 셈이다.
여기에 사용량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기록된 최대 15분 피크가 다시 12개월간 적용되면서, 대규모 계약전력을 확보해야 하는 데이터센터는 실제 사용량과 무관하게 높은 기본요금을 떠안게 된다.
이종배 의원은 "단 15분의 피크로 1년 내내 기본요금을 매기는 것은 과도한 부담"이라며 "요금적용전력 산정 기준을 월 단위 등으로 합리화하고, 데이터센터처럼 전력 사용이 단계적으로 늘어나는 시설은 구축 일정에 연동해 기본요금을 단계적으로 부과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