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스템 1개도 ‘1건’, 숏폼 영상 1편도 ‘1건’… 공공기관 AI 성과 ‘숫자 부풀리기’ 우려
보도일
2026.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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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문영 국회의원
- 중기부 산하 AI 활용사례 94건 중 48건이 공영홈쇼핑 숏폼 영상…절반 넘어 - 중진공 ‘K-Value’ 시스템도 1건, 공영홈쇼핑 숏폼 영상 한 편도 1건 - ‘제미나이 구독’·‘사전검토 중인 위원회’까지 AI 활용사례로 공시 임문영 의원 “AI 성과를 영상 편수로 셀 수 있나…첫 공시부터 기준 바로잡아야”
공공기관의 AI 활용 성과를 공개하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된 ‘AI 활용 현황’ 공시가 기관마다 제각각인 집계 기준 탓에 성과를 제대로 비교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AI 시스템 하나를 ‘사례 1건’으로 공시한 기관이 있는 반면, AI로 제작한 숏폼 영상은 영상 한 편마다 각각 1건으로 집계됐다. 더불어민주당 임문영 의원(광주 광산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공영홈쇼핑 제출자료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 공시를 분석한 결과,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11개 공공기관이 공시한 AI 활용사례 94건 가운데 48건(51.1%)이 공영홈쇼핑이 제작한 숏폼 영상이었다. 공영홈쇼핑 한 기관의 영상 편수만으로 나머지 10개 기관의 AI 활용사례 46건을 넘어선 셈이다. 사례 수 2위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20건의 2.4배, 기술보증기금 12건의 4배다. 문제는 실제 AI 활용 수준의 차이라기보다 무엇을 ‘사례 1건’으로 세느냐에 따라 숫자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인공지능 평가모형 ‘K-Value’, 온라인수출플랫폼 ‘GobizKorea’, ‘AI 기반 융자신청서 자동생성’ 등 시스템이나 서비스 하나를 각각 1건으로 공시했다. 기술보증기금도 AI 기반 특허자동평가시스템 ‘KPAS’, 기술평가시스템 ‘AIRATE’, 개방형 기술평가 플랫폼 ‘K-TOP’ 등을 각각 1건으로 집계했다.
반면 공영홈쇼핑은 AI로 제작한 영상 한 편을 각각 사례 1건으로 계산했다. ‘패션팔로미’는 매주 만든 숏폼 13건에 예고·타이틀 영상을 더해 15건, ‘저스트트래블’은 매주 제작한 영상 16건이 각각 AI 활용사례로 잡혔다. 두 프로그램의 정기 제작 영상만 31건으로 공영홈쇼핑 전체 사례의 64.6%를 차지했다. 결국 AI 평가시스템 하나와 숏폼 영상 한 편이 공시상 똑같은 ‘AI 활용사례 1건’이 된 것이다. 더 혼란스러운 사례도 있다. 한국벤처투자는 ‘생성형 AI 서비스(구글 제미나이) 구독’ 자체를 AI 활용사례로 공시했고,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은 아직 ‘구축 사전검토 단계’인 ‘AI 데이터 거버넌스 위원회’까지 사례로 올렸다. 반면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AI 인력 7명을 공시하고도 활용사례는 ‘없음’으로 적었다. 기관들이 공시 기준을 어긴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부가 무엇을 AI 활용사례 한 건으로 볼 것인지 기준을 만들지 않은 것이 문제다. 현행 ‘AI 활용 현황’ 공시 양식에는 시스템 단위로 셀지, 사업 단위로 셀지, 영상과 같은 결과물 단위로 셀지에 대한 기준이 없다. 정부는 2025년 12월 공공기관 통합공시에 ‘AI 활용 현황’을 신설하고, 2025년도 경영평가부터 ‘AI 활용 혁신’에 최대 1.5점의 가점을 부여했다. 하지만 무엇을 ‘AI 사례’, ‘AI 예산’, ‘AI 인력’으로 볼지에 대한 구체적인 산정 기준은 마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산자중기위 소관 37개 공공기관으로 범위를 넓혀도 전체 AI 활용사례 171건 가운데 공영홈쇼핑 영상 48건이 28.1%를 차지한다. 임문영 의원은 “공영홈쇼핑이 AI를 활용해 콘텐츠 제작 방식을 혁신하려는 시도 자체는 높이 평가할 부분”이라면서도 “AI 시스템 하나도 1건이고, 숏폼 영상 한 편도 1건이라면 숫자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임 의원은 “AI 성과는 영상 몇 편을 만들었느냐가 아니라 AI를 도입해 비용과 시간이 얼마나 줄었는지, 중소기업 판로와 매출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로 평가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AI 활용 중소기업 브랜드 홍보’를 하나의 활용사례로 관리하고, 제작량과 비용절감·판로확대 등 실제 성과를 별도 지표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올해가 첫 공시인 만큼 지금 바로 기준을 잡아야 한다”며 “내년에도 이런 방식으로 숫자만 쌓이면 공공기관 AI 공시는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가 아니라 숫자 세기 경쟁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