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계, 비경수형 SMR 2027년 사전검토 3건·2028~29년 일부 노형 건설허가 신청 목표 - 하지만 원안위 기술기준·심사방법론 구축 목표는 2032년, 전담조직 부족에 속도 늦어져 - 국제에너지기구(IEA), SMR 시장 2050년까지 1,000기 이상 도입 전망 - 황정아, “우리나라 SMR 기술력 세계가 인정, 역량 확충 통해 상용화 골든타임 지켜야”
국내외 SMR 개발사들이 내년부터 사전검토를, 2028년부터 건설허가를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작 이를 심사할 비경수형 SMR 기술기준과 심사방법론은 2032년에야 갖춰진다. SK이노베이션·한수원, 삼성중공업 등 국내 기업이 참여한 노형이 건설허가를 신청하고도 3~4년간 심사기준이 완비되지 않은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SMR 기술력은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실증과 건설로 넘어가는 규제 단계에서 병목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대전 유성구을)이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로부터 제출받은 ‘SMR 상용화 대응 안전규제 구축 전략’ 자료에 따르면, 2027년도에 SMR 사전검토를 신청할 노형이 3개, 2028년도 5개로 나타났다.
2027년에는 미국 테라파워(컨소시엄: SK이노베이션, 한수원) 소듐냉각고속로 ‘나트륨(Natrium)’, 덴마크 솔트포스에너지(컨소시엄: 한수원, 삼성중공업)의 용융염원자로 ‘seaMSR-100’, 비즈의 초소형 가스냉각로 ‘BeSMART’ 등 3개 노형이 사전검토를 신청할 예정이다.
2028년에는 i-SMR의 건설허가 신청과 함께, SMART-M·BANDI-60·MARINA·HECTAR·H-SFR 등 국내 5개 노형의 사전검토 신청이 예상된다.
나트륨은 2028~2029년 건설허가를, seaMSR-100은 2028년 표준설계인가와 2029년 건설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원안위는 특히 「SMR 특별법」 시행(’26.9)과 민간·민관협력 사업 추진으로 국내 노형의 인허가 신청이 당초보다 3~4년 당겨진 2030년대 초중반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계속운전(9기)·신규(2기) 등 대형원전 인허가 물량도 동시에 크게 늘어난다.
다만 해당 SMR 인허가 신청여부와 시점은 사업자 계획에 따른 것으로, 원안위는 향후 개발 진행상황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문제는 심사 기준이다. 현행 기술기준(규칙·고시 40여 개)은 수십 년간 대형 경수로를 전제로 만들어져, 핵연료·냉각재·안전계통이 다른 비경수형 SMR에는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이에 원안위는 기술중립·위험도기반·성능중심(TI-RIPB) 평가체계를 새로 도입해 약 34개 고시·규제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는데, 그 목표 시점이 2032년이다. 결국 SK이노베이션·한수원, 삼성중공업 등 국내 기업이 참여한 나트륨·seaMSR-100 등은 건설허가를 신청하고도 3~4년간 심사기준이 완비되지 않은 상태에 놓일 수 있다.
그마저도 원안위는 “충분한 조직·인력 및 예산을 확보한다면 ’32년까지 인허가 신청에 필요한 최소 체계가 갖춰질 것”이라고 전제를 달았다. 또한 초안 개발 후 제도화되기까지 12~18개월이 걸려, 2032년 목표를 지키려면 2031년 상반기까지 초안을 끝내야 한다.
심사기준 조속한 완비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인력 문제이다. 현재 원안위는 임시조직인 소형모듈원자로안전과 1개 과에서 SMR 규제정책, 법령·기술기준 개발, 인허가, 국제 표준화 등 ‘대형원전 국(局)에 해당하는 업무 전반’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인허가 방식을 쓸 수 있는 i-SMR 표준설계인가 심사에 규제자원을 우선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안위 스스로도 “현 대응체계와 자원의 획기적 확충 없이는 ’30년대 초 본격화될 복수 노형 인허가를 위한 규제기반 적기구축이 어려울 예상”이라고 진단했다. 원안위는 노형 1개당 15~20명의 전담 심사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데, 현재는 경수형인 i-SMR 한 노형에만 전담심사인력 18명이 배치돼 있다.
원안위가 제출한 소요인력 산출자료에 따르면 SMR 관련 필요 인력은 2027년 33명에서 2028년 37명, 2029~2030년 39명으로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조직·인력 확보를 위한 관계부처 협의는 올해 하반기 과제로만 잡혀있다.
주요국은 이미 규제조직을 크게 키웠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2025년 5월 행정명령(제14300호) 이후 원자로규제실(NRR) 산하 약 80~100명(추정) 규모였던 선진원자로 전담국(DANU)을 NRR과 동격인 ‘선진원자로실(OAR)’로 격상하고 인원을 약 310~330명(추정)으로 늘리고 있다.
미국은 데이터센터발 전력수요 급증에 최근 테네시밸리전력청(TVA)이 신청한 SMR 건설을 허가하는 등 상업용 SMR 역시 잇따라 승인하고 있다.
우리 SMR의 기술력 자체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황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로부터 받은 조사회답에 따르면, OECD 원자력기구(NEA)의 SMR 대시보드 평가에서 i-SMR과 SMART100은 각각 22점, 19점으로 평가 대상 74개 노형 평균(17.38점)을 웃돌았고,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인 SMR을 제외한 개발 단계 SMR 가운데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국내 노형들은 대체로 ‘인·허가’와 ‘부지’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기술이 아니라 제도·실증 여건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은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공약 달성 시나리오’에서 2050년까지 SMR 1,000기 이상(총 120GW)이 도입될 것으로 전망했고, 누적 설비용량 기준으로 중국·미국·EU·인도·영국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정아 의원은 “AI 시대, 전력과 에너지 기술이 바로 첨단산업 도약과 경제성장의 핵심 키”라며 “우리 SMR은 기술력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실증과 건설로 넘어가는 문턱에서 막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은 올해에만 상업용 SMR 건설허가를 내주며 속도를 내고 있는데, 우리는 기업들이 건설허가를 신청하고도 심사기준이 완성되기를 3~4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안전을 지키면서도 제때 심사하려면 규제기관의 전문성과 인력이 먼저 갖춰질 수 있게 원안위와 관계부처가 더 적극 나서 SMR 상용화의 골든타임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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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첨: 국내 인허가 신청 예상 주요 SMR 일정>
첨부파일
261007_황정아 의원_SMR 건설 인허가 신청 2028년 계획인데, 심사기준 2032년에나 마련.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