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중동의 전쟁은 유엔헌장 위반, 국제법 위반, 대한민국 헌법 위반인 불문가지의 침략전쟁입니다. 군사적 충돌이 계속되고, 홍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 지역으로 확전되고 있으며, 중동의 불안정은 세계 경제와 국제사회의 평화까지 크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18일 이재명 대통령은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전쟁에 관여 또는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며 전쟁 불관여·불개입 원칙을 앞으로도 지키겠다고 천명했습니다.
불평등한 한미 관계라는 구조적 제약 속에서도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최초로 전쟁 개입 파병은 없다는 원칙을 분명하게 밝힌 대통령의 결단과 용기를 높게 평가합니다.
그러나, 청해부대의 활동 강화 검토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최근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확장하고, 해상초계기 추가 파견 가능성이 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적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안될 말입니다. 청해부대의 임무와 작전 범위를 확대하고 해상초계기를 투입하는 것은 대통령의 의도와는 달리 미국의 군사작전에 관여하게 되는 명백한 파병입니다.
정부 내 일부 인사들은 마치 청해부대 활동 확대가 호르무즈에 가지 않고도 미국에 생색을 낼 수 있는 묘수라고 주장하는 모양인데, 아닙니다. 정반대로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악수입니다.
청해부대가 호르무즈 해협 근처로 간다고 해서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영역에서 압박을 멈출 것이라는 기대는 허상입니다. 그렇게 당하고도 모르십니까?
굴종에는 더 큰 굴종을 요구할 것입니다. 미국은 동맹도 필요 없고, 오직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하나를 주면 오히려 열 개를 내놓으라고 할 것이 뻔합니다. 미국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분들, 그리고 미국의 말을 듣는 것이 우리가 살길이라는 사람들의 굴종 외교는 자주 대한민국을 강조하는 이재명 정부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비전투 임무와 전투 임무의 구분은 또 어떻습니까? 민간 유조선마저 공격받는 전쟁 지역에서 군함의 호위 활동과 초계 활동이라는 것이 과연 군사작전과 무관할 수가 있습니까?
결과적으로 미군의 작전에 어떤 방식으로든 관여하게 될 텐데, 그것이 전투 임무가 아니면 도대체 무엇입니까? 전쟁 상대가 명백하게 존재하는 상황에서 우리만 ‘비전투 임무’라고 떠든다고 해서, 상대방도 그렇게 받아들이겠습니까?
이란 측에 먼저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면 된다는 주장도 있는 모양인데 이 역시 어불성설입니다. 트럼프는 다른 나라의 파병을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의 파병이라며 세계를 향해 대대적으로 떠벌일 것입니다. 바로 최근까지 알래스카 투자 건을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반대로 이란은 다른 국가의 추가 파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를 공격할 수 있습니다. 중동전쟁의 전개 상황에 따라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선박을 보호한다는 명분이 오히려 우리 국민과 장병들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 천명한 전쟁 불개입 원칙은 지켜져야 합니다. 청해부대 작전 범위 확대는 그 원칙을 훼손할 것이므로 강력하게 반대합니다. 혹시라도 관련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면,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