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공소청장과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논란과 관련해 “제미나이에게 물어봤다”며 “배석 불가론은 위헌적 억지”라고 주장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국정 현안에 대해 제미나이에게 물어봤다는 사실 자체가 실소를 금할 수 없게 하지만, 정작 더 심각한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AI의 기본적인 메커니즘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생성형 AI는 같은 질문을 하더라도 사용자에 따라 다른 답변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질문의 방식은 물론, 이전 대화와 사용자가 제공한 정보, 평소의 대화 맥락에 따라 답변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평소 인식과 논리에 맞춰 길들여졌을지도 모를 '또 다른 이재명'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답변을 다시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는 논리적 근거로 내세운 셈입니다.
역대 정부에서는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존중해 수사기관장을 국무회의에 배석시키지 않는 것이 관행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민감한 사안을 두고 AI의 답변을 근거로 '위헌적 억지'라고 단정하는 모습을 보니, 도대체 평소 얼마나 많은 궤변을 제미나이와 주고받아 왔기에 이런 답변까지 받아 들고 나온 것인지 의문입니다.
이 정부는 입만 열면 AI 발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부터 AI의 작동 원리와 한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니, 도대체 무슨 AI를 어떻게 발전시키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당부합니다. 이제 AI는 그만하시기 바랍니다. 대통령의 평소 인식에 동기화된 제미나이라면, 어느새 대통령의 논리를 앵무새처럼 되뇌는 '간신'이 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강성 지지층의 주장만 되풀이하는 또 하나의 메아리가 아닌지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AI에게 물어볼 시간에 국민의 목소리를 더 들으십시오. 듣기 좋은 답변만 찾을 것이 아니라, 듣기 싫은 비판에도 귀를 여십시오. 국정 실패의 책임을 통감하고, 그동안 어떤 정책에서 첫 단추를 잘못 끼웠는지부터 살펴보기 바랍니다.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말에 맞장구치는 '또 다른 이재명'이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열린 귀입니다. 그것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해야 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