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26년 11월 2일(월) 오전 10시 00분 □ 장소 : 국회 본청 진보당 회의실
■ 정태흥 최고위원 <820조 예산안,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에 써야 합니다>
정부가 제출한 2027년 예산은 올해보다 12.8% 늘어난 820조 9천억 원으로 역대 최대입니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거시 지표는 화려하지만, 전통 제조업과 자영업은 무너지고 청년 고용은 최저 수준입니다. 성장의 과실이 첨단 대기업과 자산가에게만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건·복지·고용 예산 증가율은 고작 9.3%로 총지출 증가율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AI·반도체 투자에만 치중되어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정부는 기준중위소득을 6.7% 인상하며 ‘역대 최대’를 강조하지만, 기준중위소득과 가계금융복지조사의 중위소득, 즉 실제 소득과 격차는 오히려 확대되었습니다. 기초연금을 소득 구간별로 차등 지급하고 일부 수급자의 급여를 사실상 삭감해 보편적 노후 소득 보장이라는 취지도 훼손했습니다.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가 신설됐지만, 대부분은 기존 사업의 이관이며, 출범 첫해부터 2,000억 원가량을 차입하는 구조입니다. 일자리 확충, 공공임대주택 확대, 취약계층 지원 등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에 집중해야 합니다.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도 전면 재검토해야 합니다. 정부는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 4대 분야 사업비 45조 4천억 원, 그리고 104조 4천억 원을 여유자금으로 운용하겠다고 했습니다. 반도체 호황으로 들어온 추가 세수를 한 번에 쓰지 않고, 적립해서 쓰겠다는 그 방향에는 공감합니다. 문제는 세부 운용 내용입니다.
첫째, 상시 복지 사업은 기금에 넘기지 말아야 합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적했듯, 이 기금의 재원은 2027~2028년에 발생하는 일시적 재원이고, 2029년부터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아동기본수당, 농어촌기본소득, 청년미래적금 등 앞으로 계속해야 할 사업을 재원이 곧 끊기는 기금에 맡길 수는 없습니다. 둘째, 청년 계정은 ‘통합형 공공임대‘를 확대해야 합니다. 1.4조 원의 중산층까지 대상으로 하는 ‘보편형 공공임대’가 아니라 주거 불안에 시달리는 청년층을 위한 부담가능한 공공임대를 우선해야 합니다. 셋째,성장동력 계정은 축소해야 합니다. 이미 기존 예산에 넘쳐남에도 14조 2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돈이 또 편성되었습니다. 넷째, 지방계정으로 지방교부세를 깎지 말아야 합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교부세가 30조 5천억 원이나 감소하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기금 내 지방계정은 지방의 자율적 일반재정이 아니라 중앙정부가 용도를 정해 내려보내는 하달식 사업비일 뿐입니다. 다섯째, 교육계정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폐지도 중단해야 합니다. 학령인구 감소를 핑계 삼아 초·중등 공교육의 책무를 포기해선 안됩니다.
마지막으로, 104조 원에 달하는 여유자금이 정부의 ‘쌈짓돈’으로 전락해서는 안 됩니다. 정부가 재량으로 변경할 수 있는 기금 규모가 30%까지 확대될 수 있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국회의 감시와 통제를 철저히 강화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