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과 미래 소속전문가들을 비롯한 원전 전문가들은 월성원전 1호기에 1991년 기술기준인 R-7이 적용되지 않았는데 수명연장 평가에서 이것이 누락되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했다. R-7 기준은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로 원자로를 둘러싼 격납용기(격납건물)이 금속물질로 이중으로 차단되어 사고 발생 시 압력차이로 인해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방출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라는 개념이다. 사고 시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인 것이다. 그런데 월성원전 1호기는 주증기 배관은 격리밸브가 아예 없고 사용후 핵연료 방출통로는 차단이 이중으로 되어 있지 않아 사용후 핵연료 교체시기에는 40분간 격납용기가 구멍이 뚫린 상태가 된다. 뿐만 아니라 감속재 정화계통 등 수십 개의 배관들이 격납용기 외부로 구멍이 뚫려 있지만 이중 차단이 되어 있지 않다. 이중 차단이 되어 있지 않으면 작업을 위해 밸브를 열었을 때 그 배관과 통로는 사고 시에 방사성물질 방출 통로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지난 1월 15일부터 김익중 원자력안전위원은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원자력안전기술원으로부터 답변을 받아왔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의 답변은 차단기능이 이중화되어 있지 않지만 R-7 기준 예외 조항인 ‘폐쇄계통(2.3항목)’이라서 문제없다는 답변이었다.
그런데 장하나 의원실에서 25일 한국수력원자력(주)로부터 제출받은 월성 2호기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FSAR)에 의하면 원자력안전기술원이 답변한 것이 거짓임이 밝혀졌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이 폐쇄계통이어서 이중 차단이 필요없다던 그 모든 계통이 대기 중으로 개방된 ‘개방계통(2.2항목)’에 해당된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원자력안전과 미래 중수로 원전 설계 전문가 이정윤 대표에 의하면 월성원전 1호기와 월성원전 2호기는 같은 중수로 모델로 안전계통 역시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다만 83년에 상업가동안 월성 1호기는 1991년 기준인 R-7을 적용하지 않았고 97년에 상업가동한 월성 2호기는 R-7 기준이 적용되어 이를 준수했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인허가 제출보고서에 포함되었다. 인허가의 기준이 된 것이다.
월성2호기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를 보면 개방계통의 모든 배관들이 기술되어 있고 R-7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 이중, 삼중 차단 밸브를 설치한 목록이 빼곡히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이와 동일한 계통을 가진 월성 1호기에 대해서 김익중 위원에게 답변할 때는 ‘폐쇄 계통’이라면서 밸브 하나만으로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원전 1호기 안전성 평가 자료들이 한수원의 영업비밀, 즉 한수원의 재산이라서 공개하지 못한다고 답변해왔다. 허가권을 가진 규제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역할을 방기한 것이다. 월성1호기 중수로의 종주국인 캐나다의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대부분의 기술자료들을 대중에게 공개하고 의견을 듣는다.
자료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사실을 왜곡하면 모든 신뢰는 떨어진다. 지금이라도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다양한 전문가들로부터 안전성 평가를 다시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