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96㎞ 초장대 터널서 화재 … 도로공사 대응 지연으로 8분간 차량 계속 진입 ▲ 원인은 양양지사·터널센터 간 ‘제어권한 신호충돌’… 초기 골든타임 놓쳐 ▲ 도로공사 “10분 이내 가동 기준 준수”…황희 “비상시 제어체계 전면 재점검해야”
국내에서 가장 긴 인제양양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한국도로공사가 불이 난 사실을 즉시 파악하고도 진입차단설비를 작동시키는 데 7분이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직후 약 8분 동안 차량 170여대가 터널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CCTV에 포착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서울 양천갑)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3시12분 서울양양고속도로 인제양양터널 서울방향에서 주행 중이던 20톤 쓰레기 화물차에 불이 났다. 화물차는 전소됐지만 운전자가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강원 인제군과 양양군을 잇는 인제양양터널은 길이 10.96㎞로 국내에서 가장 긴 도로터널이다. 장대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후속 차량의 진입이 이어질수록 대피가 어려워지고 2차 사고 위험도 커질 수 있어 신속한 진입 차단이 중요하다.
도로공사는 오후 3시12분 화재를 인지한 뒤 3분 만에 차로통제 신호와 비상방송을, 4분 만에 환기팬과 도로 전광판을 작동시켰다. 그러나 정작 후속 차량의 진입을 막는 차단설비는 화재 인지 7분 뒤인 오후 3시19분에야 작동했다.
황희 의원실이 확보한 터널 입구 CCTV에는 오후 3시12분40초부터 3시20분40초까지 약 8분 동안 차량 170여대가 터널 안으로 진입하는 모습이 담겼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진입차단설비 작동이 지연된 데는 방재설비 제어 과정의 문제가 있었다. 당시 강원 양양군에 있는 양양지사 상황실에서는 방재설비를 개별적으로 작동시키고 있었고, 강원 인제군에 있는 터널관리센터에서는 전체 설비를 한꺼번에 가동하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했다.
도로공사는 서로 다른 두 곳에서 제어가 동시에 이뤄지는 과정에서 제어권한이 변경됐고, 이때 ‘신호충돌’이 발생해 설비 작동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화재의 초기 대응이 얼마나 늦었는지는 기존 터널 사고의 조치시간과 비교해도 드러난다. 도로공사가 제출한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터널 사망사고 34건의 사고 인지 후 최초 안전조치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1분5초였다. 27건은 1분 이내였고 가장 오래 걸린 사례도 5분이었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현행 「도로재난 현장조치 행동매뉴얼」에 따른 터널 화재 시 방재시설 가동 기준이 10분 이내인 만큼, 이번에도 7분 안에 모든 방재시설을 작동시켜 기준을 준수했다는 입장이다.
황희 의원은 “10㎞가 넘는 초장대터널에서 진입 차단이 늦어지면 작은 화재도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매뉴얼을 지켰다는 이유로 안전관리의 허점을 정당화할 수는 없는 만큼, 국토교통부와 도로관리기관은 비상시 제어권한 충돌을 막고 진입차단설비가 즉각 작동하도록 대응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붙임: 관련자료
이하생략 #첨부파일참조
첨부파일
20261029_황희 의원_국내 최장 인제양양터널 화재 … 진입차단기 7분 뒤 작동, 170여 대 갇힐 뻔.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