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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영의 벽, 4월 국회부터 넘어서야 합니다

    • 보도일
      2015. 4. 10.
    • 구분
      국회의원
    • 기관명
      최재성 국회의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한 공개편지

최재성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남양주갑, 기획재정위)은 지난 8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한 감상과 향후 과제에 대한 공개편지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이 글을 통해 최재성 의원은 △4월 국회 연말정산 해법 마련 시 소득세법 법인세법 동시 논의 △조세-복지 사회적 합의기구 추진을 위한 과제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위한 여야 T/F 구성 등을 제안했다.

아래는 블로그에 올린 글 전문. 진영의 벽, 4월 국회부터 넘어서야 합니다

유승민 원내대표님. 교섭단체 대표연설 잘 들었습니다.

원내대표님의 연설의 시작은 세월호 실종자 9명, 허다윤, 조은화, 남현철, 박인영, 양승진, 고창석, 권재근, 권혁균, 이영숙 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세월호를 온전하게 인양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월호 사망자와 실종자의 유가족은 물론, 국민의 마음에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국민과 정치권 사이에 존재하던 불신의 벽을 조금이나마 허무는 계기가 됐을 것입니다.  

4월 국회 서두를 장식한 유승민 원내대표의 연설은 하루 뒤에 진행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더불어, 우리 국회의 격을 올려주었습니다.
날선 비판과 공허한 약속을 넘어, 국가의 미래를 바꾸겠다는 비전과 철학이 양당의 대표자 입을 통해 국민에게 전달된 것에 많은 이들이 희망과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 4월 국회에서 조세형평성의 방향을 합의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중부담-중복지’라고 생각한다”이라는 것에 동감합니다. 또한 “조세 형평성이 확보되어야만 중산층에 대한 증세도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말씀에 더 크게 공감합니다.
유 원내대표가 말씀하신 것처럼 “조세형평성이 확보되어야만 중산층에 대한 증세도 논의가 가능”합니다.

마침 이 문제와 직결된 ‘연말정산 사태 해법’이 이번 4월 국회에서 다뤄질 예정입니다.
이번 4월 국회에서 다뤄야 할 핵심쟁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5,500만원~7,000만원 소득 구간에서 발생한 세부담 증가에 대한 대책이고, 두 번째는 법인세 정상화 방안입니다.

정부는 5,500만원 이하 소득자의 세부담 증가를 되돌려주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5,500만원~7,000만원 소득자의 세부담이 당초 정부의 약속(2~3만원 늘어날 것)보다 더 많이 늘어난 것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습니다. 세법이 누더기가 될 지경이지만, 정부의 누구하나 사과하는 사람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습니다.
연말정산 사태 해법의 핵심은 우리 사회 중소득층의 세부담 증가여부에 대한 판단입니다. 또한 고소득층 및 초대기업의 선도적 증세 여부를 함께 판단해야 할 문제입니다.

저는 이번 연말정산 사태 해법이, 소득세법의 틀에서만 논의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합니다. 법인세의 정상화 문제가 함께 논의되어야, 조세형평성이 고려된 후속대책이 논의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우리나라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2013년 기준으로 12.3%에 불과합니다. 법인세 공제비율이 44.1%에 달합니다.
수십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초대기업 법인세의 절반을 깎아주고 있는 현실에서, 유리지갑 봉급생활자의 세금을 십시일반 하듯 올리는 것은 조세형평성에 반하는 일입니다.

4월 국회에서, 미봉책을 넘어선 논의가 있을 것을 기대합니다.
새누리당 원내 지도부의 전향적 판단이 있다면,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적극적으로 조세형평성 제고에 협조할 것입니다.

■ 진영을 넘어선 조세-복지 합의를 위한 갈등의 조정

세금과 복지문제에 대한 사회적합의기구 설치 추진은 야당에서 꾸준히 제기해온 문제입니다.
이에 대한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화답이 이뤄진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이 글에서 정부여당을 공격하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으나, 박근혜 정부의 ‘증세없는 복지’는 2년이 지난 지금 ‘복지없는 증세’로 귀결되었습니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대통령의 잘못된 가이드라인이 사회적 논의를 막고 왔습니다.
매년 세수가 구멍이 나고 있는데도, 정상적인 세수증대 방안이 논의되는 것이 막혀왔습니다.
당장 4월 국회에서, 사회적 합의기구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이미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를 병행해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보육과 의무교육, 급식 등의 분야는 보편적으로 적용하고 있고, 의료와 어르신 정책, 기초생활보장제도 등은 선별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보편적 복지가 옳은지, 선별적 복지가 옳은지를 논쟁하는 것은 우리 복지정책의 현실과는 다른 공허한 논쟁입니다.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정치”가 시도된다면,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에 논쟁은 사라질 논쟁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갈등요인은 없애야 합니다. 새누리당 소속 경남도지사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경남도의 의무급식 일방 중단은 ‘밥’ 특히, ‘아이들 밥’에 대한 국민정서에 반하는 일입니다.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들도, 최근 경남에서 벌어지고 있는 급식 사태를 찬성하지 않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복지논쟁이 깃발 논쟁, 선명성의 논쟁으로 번지게 되면, 남는 것은 진영의 논리밖에 없습니다.
부디, 새누리당이 정치적 조정능력을 발휘해, 이 문제의 해법을 스스로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갈등의 정치를 넘어서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시길 당부드립니다.

■ 경제활성화 법안은 여야 모두의 과제

크라우드펀딩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사회적경제기본법 등의 제정 및 처리를 당부하셨습니다.

최근 여야간 합의처리 과정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야당은 이제 무작정 반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분명한 역린이 있습니다. 바로 의료와 교육 등 필수 공공서비스의 영리화 문제입니다.
의료서비스의 자회사 영리법인을 허용한다거나, 학교주변에 호텔을 짓기 위해 규제완화를 한다거나 하는 것은 야당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역린입니다.
이것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체성의 문제이며, 국민과 우리 당이 공유한 약속을 깨는 일입니다.

그것 말고는 다 협조하겠다고 우리 당은 여러 차례 말해왔습니다. 외국인 환자 유치는 꼭 영리 자회사 말고도 길이 있지 않겠습니까. 학교 환경의 필수적인 규제를 푸는 방법 말고도, 관광진흥의 여러 경로가 있지 않겠습니까?
야당에도 경제 활성화를 위한 여러 대안들이 있습니다. 경제활성화 제도개선을 위한 여야 T/F를  구성해서, 서로 이견이 없는 제도개선안을 함께 논의한다면, 상당한 성과가 나올 수있다고 믿습니다.
최소한 이 문제 만큼이라도, 협상이 아닌 공동설계의 관점에서 접근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 4월국회는 합의 정치의 시험대

마지막으로 기우가 되었으면 하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정부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경제민주화’라는 가치를 보수정당이 수용했다는 국민적 평가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님의 연설에 고개를 끄덕이는 한편, 연설에 담긴 소중한 가치들이 지난 대선 때의 경제민주화처럼 버려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하고 있음을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국민의 정치에 대한 신뢰의 저버리는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이번 4월 국회가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짧은 기간에 많은 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단 한뼘의 진전이라도, 방향의 선회의 성과라면 국민은 박수칠 것입니다. 여야간의 신뢰가 달라질 것입니다.

양당 지도부의 철학과 비전으로 열어낸 4월 국회가 새로운 희망과 상생의 단초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