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로 청년고용하겠다는 정부의 기만
□ 기관 정원확대도 못하고, 3% 청년의무고용도 지키지 못하면서... 5000명 일자리 창출하겠다는 산업부
❍ 새정치민주연합 백재현 의원(경기 광명 갑)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혁 핵심인 임금피크제(이하 임피제)를 통한 청년고용창출이 허상이자 사상 최악의 고용절벽에 시달리고 있는 청년들에 대한 기만임을 지적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지난 8월 13일 블로그를 통해 10월 말까지 산하 40개 공공기관에 임피제를 도입하고, 이를 통해 발생하는 5000명 분의 일자리를 향후 2년에 걸쳐 청년우선 채용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청년 채용 규모가 확정된 것처럼 밝혔으나 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살펴본 결과 실상은 매우 달랐다.
산업부는 40개 기관 중 현재 9개 기관(KOTRA, 남부발전, 남동발전, 서부발전, 동서발전, 전력거래소, 코트라,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산업단지공단)만이 임피제 도입을 위한 노사협약이 완료된 것일 뿐, 나머지 31개 기관은 도입계획이 확정된 상황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블로그에 밝힌 5000명분 일자리는 40개 기관이 모두 임피제를 도입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며, 임피제로는 2,400명, 퇴직 등에 따른 결원 2,600명을 더해 나온 수치라 밝혔다.
❍ 백 의원은 “이처럼 임피제를 통한 청년고용 창출의 구체적 규모를 추산하지 못한 채 5000명의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확정적인 발표는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 방침에 대한 화답일 뿐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겐 기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산업부 스스로도 기재부의 2016년 정원심사가 완료되어야 신규채용 계획 및 규모가 확정될 것이라 인정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공공기관의 청년의무고용 3%(청년고용촉진특별법에 근거)를 지키지도 못하면서 임피제 도입을 청년고용의 만능키로 생각하는 태도이다.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중 청년의무고용 3%를 지키지 못하고 있는 곳은 한전KPS(2.4%), 한국중부발전(1.4%),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0%, 4분기 채용예정), 한국에너지공단(0.2%), 한국서부발전(2.95%), 한국산업기술시험원(0%, 채용 진행중), 한국동서발전(0.4%), 전력거래소(0.6%), 한국전기안전공사(2.5%), 한국가스공사(0.2%, 하반기 채용예정), 한국전력공사(2.48%) 등 11곳에 이른다.
청년의무고용 3%를 지키지도 못하면서 임피제 도입 노사협약이 완료된 기관은 서부발전, 동서발전, 전력거래소, 한국산업기술시험원 4곳 이다. 이들에게는 정원 확대가 필수지만 공공기관 정원을 심사하는 기획재정부에 확인한 결과 아직 증원이 정해진 것은 없고, 임피제로 인한 정원 증원신청을 다 받아줄 수 있을지는 불투명 하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은 중소기업청, 특허청 산하기관 또한 다르지 않다. 중소기업청 산하기관 8개 중 절반인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창업진흥원, 한국벤처투자, 중소기업 연구원 등 4곳은 임피제를 통한 청년고용 확충계획이 전무하다. 특허청 산하 4개 기관 역시 2016~17 2년간 임피제를 통한 청년고용 확충계획은 없다.
□ 청년고용 공수표 날리는‘참 많이 닮은’정부와 재벌
❍ 정부가 임피제를 통한 청년고용창출 발표 직후 재벌의 대규모 청년채용 계획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백 의원은“이 역시 허상에 불과하다. 이 중 삼성그룹만 살펴보자. 삼성그룹이 밝힌 고용디딤돌 프로그램 3000명은 3개월 직무교육, 3개월 협력사 인턴십 후 협력사 채용으로 연계하는 계획이다. 결국 협력사가 채용의 부담을 지게 된다. 또한 30개 대학과 20개 전문대에서 64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대구 경북지역 대학과 협력해 향후 2년 동안 5000명에게 창업 교육을 실시한다고 하지만 이 청년들을 채용한다는 말은 전혀 없다. 1만명 신규채용 계획 역시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단지, 호텔신라 면세점과 신라스테이 신 사업 등 기존에 증설되어야 하거나 신규인력이 필수적으로 필요한 사업이었을 뿐”이라 지적했다.
백 의원은“정부의 장단에 재벌이 맞춰주며 청년들에게 공수표를 날리고 있다. 절벽 끝에 매달린지 오래인 청년들의 손을 밟는 행태”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 임금피크제와 청년고용은 별개의 문제, 적극적 고용정책 펴야
❍ 국회예산정책처는 임피제를 실시하더라도 기업의 총액 인건비는 증가하여 청년 신규고용 창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2013년 고용노동부의‘기업체노동비용조사’에 따르면 기업은 직접노동비용의 약 26.9%에 해당하는 간접노동비용(퇴직급여, 법정복리비, 채용, 교육훈련 비용 등)을 추가 지급하기 때문이다.
설사 임피제 도입이 공공, 민간 모두에 도입되어 발생하는 기업의 자금여력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청년고용으로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임피제로 발생하는 여력을 청년고용으로 환류할 수 있는 수도관, 혈관이 없다. 현행 제도로는 정부가 민간의 청년고용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백 의원은“정부의 정책은 핵심을 벗어나 변죽만 울리는 꼴이다. 청년고용 창출이 노동시장 개혁의 핵심이라면 임피제를 통해 해결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 고용정책을 펴야 한다. 예컨대,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의 공공기관 3% 청년의무고용제를 일정규모 민간기업에 확대하는 방법, OECD 1위를 기록한 노동시간단축 등이 있다. 심지어 청년의무고용 민간기업 확대를 담은 청년고용촉진특별법 개정안은 지난 2012년 새누리당에서 발의되어 계류중이다. 정공법을 택하지 않는 정부의 정책을 믿을 수가 없다. 금번 국감 때 정부의 청년고용정책 허상을 낱낱이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