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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국회의원 보도자료

    기자회견문

    • 보도일
      2015. 10. 13.
    • 구분
      국회의원
    • 기관명
      정세균 국회의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저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참으로 ‘나쁜 대통령’, 정말 ‘나쁜 정권’입니다. 박근혜 정권이 국정교과서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차단하고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선포입니다. 보편적 시대정신에 역행하고, 절대 다수 국민의 뜻을 짓밟고, 시대 흐름을 과거로 후퇴시키는 독재적 발상이자 폭거입니다.

역사발전의 요체는 자유, 평등, 정의입니다. 권력이 강요한 역사가 어떤 불행을 가져왔는지 우리는 현대사를 통해 알고 있습니다. 독재권력의 강요된 역사가 나치 독일을 잉태했고, 스탈린의 소련을 추락의 길로 내몰았습니다. 북한 세습왕조의 강요된 역사를 비판하고, 이승만 독재와 박정희 유신독재, 전두환 5공 독재를 비판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일본 아베정권이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를 미화하려는 것을 반대하고 비판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들이 역사 앞에 정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침략과 수탈의 역사를 부정하고 과거를 반성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일본과 중국의 역사왜곡 시도에 맞서 싸울 근거를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자학사관을 벗어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는 보수우익의 논리는 일본 우익의 그것과 한 치의 오차도 없는 판박이입니다. 2013년 우리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던 교학사 교과서는 친일을 미화하고 독재를 정당화하는 내용으로 우리 국민들의 질타와 외면을 받았습니다. 보수세력과 집권세력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 채택률이 사실상 제로였다는 사실을 우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박근혜정권이 말하는 국정화란 ‘이름만 바꾼 교학사 교과서’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박근혜정권에게 묻겠습니다. 지금은 끝없이 추락하는 경제를 되살리고, 민생을 일으킬 때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입니다. 그런데 왜, 무슨 목적으로 이념전쟁, 역사전쟁을 일으켜 국민을 분노케 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려는 것입니까?

보수세력을 결집시켜 총선승리와 보수정권 재창출의 디딤돌로 삼고자 하는 것입니까? 역사를 희생양으로 삼아 개헌의석을 거머쥔 뒤 개헌을 해서라도 장기 집권의 길을 열겠다는 포석입니까? 아니면 회생불가능 상태로 추락하는 경제와 민생에 대한 국민분노의 물줄기를 돌려보려는 저열한 정략입니까?

박근혜정권 앞에서 헌법정신과 역사의식을 누누이 이야기 해봐야 부질없는 일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서슴없이 역사에 ‘대못질’을 하는 불의 앞에서 정의를 이야기 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없기에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분명히 경고합니다. 우리 국민은 현명합니다. 위대합니다. 그리고 불의 앞에 굴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장 국정교과서 강행을 중단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십시오. 역사 정변(政變)을 획책할 잔꾀와 시간이 있다면 경제를 살리고, 청년 일자리를 만들고, 골목상권을 일으키는 데 힘써주기를 촉구합니다.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그리고 모든 야당 대표 여러분.

지금은 모든 정파를 초월해 박근혜정권의 횡포에 맞서 함께 뭉쳐야 할 때입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정권의 장기집권 음모가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서 그들의 저의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우리 모두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입니다.

모든 정파적 노선과 이해, 차이를 넘어 똘똘 뭉쳐 막아내야 합니다. 총선도 대선도 그 다음 문제입니다. 야권의 모든 정당과 정파에 강력히 제안합니다. 야권의 모든 정파와 양식 있는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긴급 연석회의를 즉시 소집합시다.

새누리당의 양심적이고 합리적인 동료 국회의원들에게도 호소합니다. 여야를 떠나 역사와 국민 앞에 진솔하게 나서주십시오. 국정교과서 강행은 결코 정책적 판단의 문제가 아님을 여러분이 더욱 잘 아실 것입니다. 자라나는 미래세대에게 희망의 대한민국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의리를 말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의리는 권력과의 의리가 아니라 국민과의 의리입니다. 양심적이고 합리적인 새누리당 의원들께서 나서 주신다면 그 공은 여러분의 것입니다. 저는 정파를 떠나 여러분과 기꺼이 함께 하겠습니다.

레지스탕스 운동의 백전노장 스테판 에셀은, 프랑스 사회의 무관심에 경종을 울리며 분노하라고 호소했습니다. “분노하라. 분노할 일에 분노하기를 결코 단념하지 않는 사람이라야 자신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고,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지킬 수 있으며, 자신의 행복을 지킬 수 있다”

분노합시다. 독재, 후진국가를 제외하고 어느 국가도 역사를 정권의 입맛대로 재단하지 않습니다. 대통령 한 사람의 역사관과 가족사 미화를 위해 역사가 독점될 수 없습니다. 민주화 운동의 고통과 희생으로 일군 헌법정신과 다양성의 가치를 지켜내야 합니다.

대한민국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애국시민의 분노로 박근혜정권의 역주행을 막아냅시다. 이 또한 우리 국민의 역사로 기록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