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네트워크 구축비’예산이 공관장의 쌈짓돈으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재외공관의 ‘보안유지 혹은 비공개 성격의 사업’ 수행을 위하여 책정된 ‘외교네트워크 구축비’ 예산이 ‘직원 송별회비’, ‘행사용 주류구입비’, ‘한국관광홍보전 웨이터 비’, ‘신문 및 잡지구독료’ 등으로 무분별하게 쓰인 것은 물론, 공관장과 부인의 골프장 경비, 휴가지에서의 여행경비 등 사적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외교부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홍익표 의원(민주당, 서울 성동을)에 제출한 “외교네트워크 구축비 집행내역 및 감사 지적사항”에 따르면, 재외공관들의 무분별한 예산 사용이 매년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외교부의 예산 집행 관리에 큰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홍익표 의원은 주그리스 대사관등 11개 공관의 2010년~2012년 집행액에 대한 ‘2012년 외교부 내부 감사 지적사항’을 분석한 결과, 총 51,445 달러가 오만찬비(식사비), 행사비 등으로 사용되었고, 특히 이중 약 40%에 달하는 20,141 달러가 식사비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밥값으로 부당하게 집행되고 있는 ‘외교네트워크 구축비’ 예산 집행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외교네크워크 구축비’는 예산집행 기본지침에 따라, 보안유지의 필요성이 있는 사업, 전체 비공개 또는 주요부분이 비공개 상태에 있는 정보 수집을 위한 활동, 비공개 교섭의 성격이 농후한 사업 등에 쓰여야 하는 예산이다.
그러나 주그리스 대사관과 주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관의 경우, 한식조리법 강의 및 식사비와, 한식 세계화 관련 업무 협의 목적으로 예산이 집행되었다.
또한 주스페인 대사관의 경우 점심 식사비용으로 예산을 사용하였으며, 주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은, ‘자동차 업체 시찰 운전원 수고비’ 목적으로 외교네트워크 구축비 예산을 사용하였고, 주불가리아 대사관은 한류팬클럽과의 식사비용으로 예산을 사용하는 등 재외공관들의 외교네트워크 구축비의 원칙없는 목적 외 사용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네트워크 구축비의 목적 외 사용은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주코스타리카 대사관의 모대사가 2010년 7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사용한 외교네트워크 구축비 6,200달러 중 총 6,138달러를 본인 또는 배우자의 골프장 경비(월회비 포함)와 휴가지에서의 여행경비 등 사적용도로 사용하였고, 공적 목적으로는 단 62달러의 예산만 집행 하는 등 외교네트워크 구축비를 사적으로 유용하였다.
이와 관련 홍익표 의원은 “‘외교네트워크 구축비’ 예산을 사적 용도로 사용하다 감사원에 의해 적발된 모 대사를 신임 외교관을 양성하는 국립외교원의 고위직에 임용한 것은 외교부가 ‘외교네트워크 구축비’의 무분별한 집행에 대한 어떠한 문제의식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하며, 이러한 예산집행을 막기 위해서 “매년 국회 결산 시 ‘외교네트워크 구축비’ 사용과 관련된 회계증빙 자료 등 모든 결산관련 자료를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