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유영익 한동대 석좌교수를 국사편찬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유영익 교수는 지난 6월에도 국사편찬위원장 내정설이 있었으나 당시 역사학계 단체들이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던 당사자다.
유영익 교수는 뉴라이트 역사서 ‘대한민국 건국 60년의 재인식’ 집필에 참여했고, 2008년에는 1948년 건국절을 앞장서 추진하여 역사학계로부터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았다’는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망발이라고 지탄을 받기도 했다. 또한 2008년 7월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에서는 “지난 60년간 대한민국의 비약적인 발전은 이승만 대통령과 그를 지지하는 입법 의원, 행정 관료들이 이 나라의 ‘우매한 백성’을 유능하고 발전지향적인 ‘새로운 국민’으로 만들었기에 가능했다”고 주장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 그는 뉴라이트 성향의 교과서포럼 멤버였으며, 지금 교과서 논란의 중심에 있는 한국현대사학회 멤버이기도 하다. 지난 2008년 문제가 되었던, 교과서포럼이 집필한 ‘대안교과서’를 감수하기도 했던 사람이다.
교과서포럼의 후신이라 할 수 있는 한국현대사학회 소속 저자들이 대표집필한 교학사 교과서는 지금도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고, 인터넷에서 마구잡이로 다운받은 자료들을 이용해 온갖 오류와 왜곡·부실 덩어리라는 지적을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역사학계 뿐 아니라 온 나라가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이 문제를 학문적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바탕으로 실무적으로 총책임져야 할 막중한 자리에 오히려 교과서 논란의 원조격인 유영익 교수를 내정한 것은 역사에 대한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을 드러내는 것이며, 역사학계와 국민들에게 모멸감을 안겨주는 것이다.
대통령 스스로 언급했듯이 “편협한 자기 생각을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에게 가르쳐서는 굉장히 위험하고, 잘못하면 영혼을 병들게 만드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진정 역사 의식을 걱정한다면 유영익 교수에 대한 국사편찬위원장 내정은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