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31일 워싱턴 미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나는 통일부장관 겸 NSC(국가안보회의) 상임위원장으로서 럼스펠드 미국방장관과 마주 앉았다.
나는 역설했다. “개성공단은 경제사업인 동시에 군사전략 사업입니다. 개성은 서울에서 불과 40마일 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미 동맹의 가장 큰 우려사항은 종심이 짧다는 것입니다. 휴전선에서 서울은 북한의 장사정포 사정거리 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한미동맹은 정보 자산을 총동원해 조기 경보 기능을 확보하는데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습니다.
인공위성을 통해 수집한 북한 내의 사진정보와 고성능 첨단 정찰기를 통한 감청자료, 그리고 휴민트라고 불리는 대인정보 등을 취합해 북한 군사력의 이상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는 조기경보 기능 향상에 엄청난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DMZ(비무장지대)에 근접한 북한 영토 내에 가로 8㎞, 세로 8㎞(2,000만평)의 군부대 밀집지역을 남쪽에 경제 영토로 내준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개성공단 건설을 착수하게 되면 북한군 정예 6사단, 64사단, 2군단 포병여단, 전차부대, 그리고 서울을 겨냥하고 있는 장사정포 등 6만여명의 병력과 화력이 최소한 12㎞ 후방, 송악산 뒤로 이동하게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개성공단이 완공되면 50만 공업도시가 들어서게 되고, 이것은 조기경보 기능을 최소한 24시간 내지 48시간 이상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고, 수도권의 안전을 결정적으로 보호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