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차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17년 12월 18일(월) 오전 9시 20분
□ 장소 : 국회 본청 원내대표 회의실
■ 우원식 원내대표
문재인 대통령의 첫 중국 국빈 방문이 성공리에 마무리되었다.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핵, 미사일 도발에 대응한 한반도 평화 4대 원칙, 정상 간의 핫라인 구축, 고위급 대화 활성화 등에 합의했고, 중국 경제 책임자인 리커창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한중 경제무역부처간 소통 채널 재가동 등 다양한 현안 해결 방안을 이끌어냈다. 북핵 문제 등 외교안보 현안에 인식을 같이 했고, 전통적인 경제적 신뢰 관계를 완벽하게 회복할 계기를 마련했다고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또한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충칭의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를 찾아, 대한민국의 법통이 임시정부에 있다는 헌법 정신을 재확인했다. 더불어 충칭시 광복군총사령부 복원 사업을 신속히 재개하기로 합의한 것은, 외세 극복이라는 자랑스러운 역사적 공통점을 통해 양국간 우의를 다진 것이다. 한중 양국은 과거를 교훈삼아 더 굳건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더 힘찬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 기대한다.
이번 방중 성과가 동북아 평화안정에 기여하고, 특히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우리 기업과 경제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정치권도 본질이 아닌 일로 외교성과를 폄훼하려는 시도를 자제하고, 이번 성과가 국익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셔야 할 것이다.
전국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사악하고 그릇된 것은 깨고, 바른 것은 드러낸다”는 의미의 ‘파사현정(破邪顯正)’을 꼽았다. 국민들 역시,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를 ‘파사’하고,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민생을 살리는 ‘현정’의 정치를 실현할 것을 정치권에 명령하고 계신다. 우리 국회도 다사다난했던 올해를 매듭짓고, 새로운 미래로 향하는 문을 활짝 여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번 주에는 감사원장과 대법관 인사청문회 일정이 잡혔다. 무리 없이 일정에 합의해준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야당의 협조에 감사드린다. 예정된 대법관, 감사원장 인사청문회가 정쟁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공복(公僕)을 가리는, 생산적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을 당부 드린다.
한편으로 정작 중요한 12월 임시국회의 초라한 입법성적을 돌아보면, 국민들께 송구할 따름이다. 정부여당이 애타게 민생입법과 개혁과제 해결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해도 자유한국당 앞에서 ‘소귀에 경 읽기’에 불과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상임위가 자유한국당의 태업과 방해로 제대로 된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국방위에서 ‘5.18진상규명특별법’과 ‘군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 처리는 고사하고 사실상 연내 개최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거듭되는 고병원성 AI 재발에 대한 제도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농해수위 소위원회도 자유한국당 소속 위원장의 비협조로 감감 무소식이다. 반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방심위원 공석문제를 해결해야 할 과방위 역시 자유한국당에게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그 중 단연 최악은 법사위다. 민생입법 마비의 진앙 구실을 하고 있다. 오늘까지 법사위는 205건의 타 위원회 법안을 포함해, 총 920건의 법안을 계류시켜 놓고도 법안심사 일정조차 잡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자유한국당 소속 위원장은 행방불명이라도 됐는지, 아무런 응답도 없다. 국민들께서 위임한 입법권을 이렇게 마음대로 악용해도 되는지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다. 꽉 막힌 민생을 뚫을 책임을 국회가 지고 있고, 국회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상임위가 결론을 내서 법사위에 법안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자구심사를 담당해야 하는 법사위가 이를 막고 있다니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법사위원장이라는 직책을 개인 사유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법안 심사를 아예 할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면, 당장 복귀해서 법안심사에 임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다.
자유한국당에게 강력히 촉구한다.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즉각 필요한 모든 상임위의 정상적 운영에 협력해 주시기 바란다. 국정원 개혁, 공수처 설치와 같은 필수적인 개혁과제와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가 지연될수록 모든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뿐이다. 국민의 대표로서, 밥 값하는 국회, 일하는 국회를 돌려주기 바란다. 닷새 남은 임시국회가 국민에게 더 나은 삶을 약속하고 이를 실천하는 민생국회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도록, 야당의 적극적인 민생정치 동참과 협조를 다시 한 번 당부 드린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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