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 KBS 이사장이 엊그제 전경련 주최의 강연에서 해방 직후 친일파 청산 추진에 대하여 "소련에서 내려온 지령"이라는 망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뉴라이트 계열의 사학자인 이인호 KBS 이사장 임명강행을 두고, 공영방송을 박근혜 정권의 사설홍보기관으로 전락시키겠다는 노골적인 선포라고 비판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다.
이인호 이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공공연한 방송장악 의도를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
지난 17일 이사회에서는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자신의 뉴라이트 역사관에 대한 세간의 비판에는 오히려 '편향된 운동권 역사관'이라고 일축했다.
이사회의 프로그램 평가와 논의는 단순한 의견개진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지침이자 부당한 압력으로 이어질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인호 이사장의 발언이 명백한 방송법 위반인 이유다.
이인호 이사장이 개진하겠다는 이른바 '의견 '의 내용 또한 익히 알려져 있지 않은가?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에도 '친북좌파의 역사왜곡'이라고 매도했고, 문창극 전 총리후보자의 강연에는 "감동적이었다, 반민족이라고 하는 것은 마녀사냥"이라고까지 했다.
그러더니 급기야 이번에는 친일청산이 '소련의 지령'이라는 것이다. 공영방송 이사장이기 이전에 대체 어느 나라 국민인지 모를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KBS는 방송법에 따라 공개하게 되어 있는 이사회 속기록 제출마저도 거부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을 숨기고 있는 것인가! 야권추천이사들이 참석하지 않고 있는 이인호 이사장 체제의 이사회에서는 대체 무슨 논의를 하고 있기에 공개하라는 국회의 명령마저 거부하는 것인가!
공영방송 KBS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했다.
국민보다는 정권을 섬기겠다는 편향된 역사관의 소유자 이인호 이사장의 취임 이후 훨씬 더 심각한 지경으로 빠져들고 있다.
박근혜 정권은 공영방송에 대한 장악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모든 면에서 이사장으로는 전혀 적절하지 못한 이인호 이사장 역시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옴이 마땅하다.
2014년 9월 25일
통합진보당 대변인 홍성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