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동생들을 상대로 어머니가 남긴 상속재산 중 일부를 나눠달라며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김도균 부장판사)는 10일 정 부회장이 남동생 해승 씨와 여동생 은미 씨를 상대로 낸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2020가합570901)에서 "해승 씨는 3200여만 원을, 은미 씨는 1억 1100여만 원을 정 부회장에게 각각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동생들이 정 부회장을 상대로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지에 관한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제기한 반소(소유권 이전 등기) 청구도 일부 받아들였다(2022가합543798).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은 동생들에게 해당 부동산의 일부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 등기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
정 부회장의 어머니인 고(故) 조경남 씨는 2018년 3월 15일 '동숭동 대지 중 3분의 1과 예금자산 근 10억 전액을 은미 씨와 해승 씨에게 상속한다'는 내용을 담은 자필 유언장을 작성했다. 이후 2019년 2월 13일 사망했고, 이듬해 8월 동생들을 상대로 2억 원 상당의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동생들은 "유류분 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정 부회장의 유류분이 일부 침해됐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정 부회장은 동생들이 2019년 10월 자신을 상대로 제기한 유언효력 확인의 소송에서 반소로서 유류분 반환 청구를 하지 않았지만, 해당 소송 과정에서 답변서의 제출 및 송달로써 1년의 소멸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적법하게 유류분 반환청구권을 행사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동생들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없다"고 밝혔다.
다만, 동숭동 대지에 대해서는 정 부회장이 동생들에게 어머니의 유증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에는 정 부회장의 부친인 고 정경진 종로학원 회장과 재단법인 용문장학회도 원고로 참여했으나 이들의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동생들이 어머니의 예금자산 외 금융자산 내역에 대한 소유권의 확인을 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망인이 유증한 범위 내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