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부에 대한 2014년도 국회 국정감사가 27일로 끝납니다. 10월 7일부터 20일 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국감은 역대 최다인 672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당초 여야는 지난 1월 국정감사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국감을 상·하반기로 나눠서 실시하자는 합의를 했지만 세월호 특별법안을 둘러싼 여야 간 이견이 지속되면서 분리 국감이 무산되었습니다. 그 바람에 국감 일정이 뒤늦게 확정됐고, ‘부실 국감’의 우려도 나왔습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많은 의원들이 짧은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행정부의 잘못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을 하고 설득력 있는 개선책을 제시했지만 일부 상임위에서는 불성실 국감, 호통 국감 등의 문제를 노정한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점에 대해선 의원 모두가 진지한 반성과 성찰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 일부 언론에선 국감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키면서 국감 무용론을 거론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저는 국정감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국정감사를 통해 행정부를 감시하지 않는다면 행정부의 비리와 잘못, 비효율, 예산 낭비, 무사인일, 복지부동의 문제 등을 고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정감사를 없앤다면 행정부를 견제할 입법부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 사라지는 것이며, 결국은 행정부만 행복해 지는 결과를 낳을 겁니다. 그리고 행정부의 각종 문제를 방치할 경우 그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겁니다. 흔히 국정감사라고 하면 의원들이 증인들 세워놓고 호통만 치다가 끝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의원들이 치밀하고 철저한 준비로 행정부의 문제를 지적해서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 저는 이번 국감을 앞두고 다중 이용시설인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안전 문제를 짚어보기 위해 현장을 직접 찾아 점검을 했습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곳의 안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화재 대응능력이 훌륭한지 등을 확인했던 겁니다. 서울의 한 유명한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해당 영화관과 함께 화재 대피 시뮬레이션을 해 보았더니 대피로 일부가 막혀 있는 등의 문제 때문에 관객들이 골든타임 3분 안에 모두 대피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고, 그걸 국정감사장에서 직접 시연해 보았습니다. 이처럼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안전 문제를 지적했더니 해당 영화관은 시정조치를 취했고, 문화체육부도 영화관의 안전 상태를 점검하겠다고 했습니다.
□ 또 문화재청이 지원하는 사찰 유물전시관 문화재의 관리가 한심할 정도로 허술하고, 관광호텔에 대한 등급심사가 매우 부실해 관광객들이 골탕을 먹는 현실을 역시 현장점검을 바탕으로 지적했습니다. 정부는 조속히 개선하겠다고 했습니다.
□ 이와 함께 영화 배급사가 작은 영화관에 20만원 정도만 주면 영화를 15분쯤 짧게 틀어주고 나서 극장동시상영 영화로 영화진흥위원회에 등록하는 문제, 이런 영화관을 찾은 관객 수가 고작 1명뿐인데도 극장동시상영 영화로 등록되는 문제, 그리고 이런 꼼수 때문에 수준이 낮은 영화가 극장동시상영 영화로 IPTV나 케이블 TV에서 편당 1만원에 판매되는 문제 등도 현장에서 확인한 다음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IPTV 등이 극장동시상영 영화라는 타이틀로 영화를 판매하려면 해당 영화가 영화관 몇 군데서 얼마동안 상영되고, 관객 수는 몇 명인지 등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구매자들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개선 방안을 제시했고, 정부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습니다. 이런 질의를 하자 IPTV 업계 등은 자율적인 개선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언론보도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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